“벤츠·혼다·마쓰다·미쓰비시 디젤車, 주행시 유해 배출가스 기준치 초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1일 16시 56분


메르세데스-벤츠, 혼다, 마쓰다, 미쓰비시가 생산한 디젤 자동차도 폴크스바겐처럼 도로 주행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 배출가스를 내뿜는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가디언은 9일 자동차 배출가스 검사 업체 ‘이미션스 애널리틱스’(EA)의 최근 실험 결과 이들 회사의 디젤차가 실제 도로 주행에서는 유럽연합(EU) 허용 기준치의 최고 20배에 달하는 질소산화물(NOx)을 방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질소산화물은 태아 사망률을 높이고, 암을 유발하는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공해 물질이다. EA는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현행 EU 배출가스 검사(NEDC)를 통과한 디젤 차량 200대를 대상으로 도로 주행 시 배출가스량이 기준과 부합하는지 조사했다.

조사 대상 디젤차 200대 가운데 150대는 실험실에서 기존 배출가스 기준인 ‘유로5’를 충족시켰고 50대도 최근 강화된 기준인 ‘유로6’을 실험실에서 통과했으나, 실제 도로에서는 5대만이 이 기준치를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세데스-벤츠 디젤차량의 평균 NOx 배출량은 1㎞당 0.406g로 유로5 기준치의 2.2배, 유로6 기준치의 5배였다. 혼다 차량 역시 평균 1㎞당 0.484g을 방출해 공식 기준치의 2.6¤6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사가 명시되지 않은 일부 사륜구동 모델은 기준치의 20배에 달하는 NOx를 내뿜었다. 다만 이들 차량의 엔진에는 폴크스바겐 차량과 같이 불법적인 ‘속임수 장치’가 장착됐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A의 닉 몰든 대표는 “이 문제는 업계 전체에 걸쳐진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실제 도로주행 시 조건은 일반적으로 실험실과 다르므로 배출가스 수치는 기준과 다를 수 있다”고 밝혔고, 혼다 측은 “유럽 법규를 지키고 있다”고 해명했다.

파리=전승훈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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