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 연장전’에도 지갑 열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6일 03시 00분


롯데百 킨텍스 출장세일 현장

500억 원어치 물량… 최대 80% 할인 ‘롯데백화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장에 마련된 운동화 매장에 소비자들이 몰렸다. 프로스펙스 성인화는 3만9000원, 푸마 운동화는 3만7000원 등 최대 80%까지 할인된 가격에 판매됐고 3시간 만에 500여 켤레가 팔렸다. 고양=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500억 원어치 물량… 최대 80% 할인 ‘롯데백화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장에 마련된 운동화 매장에 소비자들이 몰렸다. 프로스펙스 성인화는 3만9000원, 푸마 운동화는 3만7000원 등 최대 80%까지 할인된 가격에 판매됐고 3시간 만에 500여 켤레가 팔렸다. 고양=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하루 매출 17억 원, 방문객 수 11만 명!

롯데백화점이 또 한 번 대박을 터뜨렸다. 15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한류월드로 킨텍스 제2전시장 10홀에서 시작한 롯데백화점 출장 할인행사인 ‘롯데판 블랙프라이데이’ 얘기다. 이 행사는 18일까지 계속된다.

롯데백화점은 4월과 7월 서울무역전시장(SETEC)과 킨텍스에서 열었던 출장행사가 큰 성공을 거두자 자신감을 얻었다. 그래서 이달 초 2주간 진행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또 한 번 베팅을 했다. 축구장 두 개 크기인 1만3000m²(약 3930평) 규모의 전시장에 총 360여 개 브랜드, 500억 원어치 상품을 대규모로 준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4월 SETEC 행사 첫날 매출 7억 원, 7월 킨텍스 행사 첫날 매출 14억 원을 훌쩍 넘긴 것이다.

이날 가장 먼저 도착해 행사장에 첫 번째로 들어온 주부 윤정은 씨(35·여)는 “주부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 이 행사에 대한 소문이 나서 차를 대절해 쇼핑하러 오는 사람들도 있다”며 “다섯 살 아들을 위해 자동차 로봇 장난감 ‘터닝메카드’를 사러 일찍부터 왔다”고 말했다. 장난감 매장 ‘토이저러스’는 동시 입장 인원을 세 명으로 제한하고 터닝메카드 구매 수량도 한 사람당 5개로 제한했지만 3시간 만에 준비 물량 1000개 중 700개가 판매됐다.

롯데백화점은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진행된 1일부터 11일까지 매출 신장률이 백화점은 24.7%, 온라인 쇼핑몰은 26.7%, 가전 유통업체는 18.7% 증가하는 등 내수 경기 회복의 조짐이 보이자 살아나는 소비 심리를 이어가기 위해 대규모 출장 할인행사를 기획했다.

사실 이 행사 전 롯데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2주 동안 진행된 블랙프라이데이 후 다시 여는 대규모 할인 행사에 소비자들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어떡하냐는 것이었다. 블랙프라이데이 때 대형마트, 편의점 등 다양한 유통채널의 제품이 싼 가격으로 시장에 나왔던 경험 때문에 백화점 물품만으로 진행하는 행사가 경쟁력이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하지만 이어지는 세일에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었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 번 지갑을 연 사람들이 할인 행사에 혜택을 받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게 연장돼서 소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당분간은 회복된 소비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미 물건을 구매했던 사람도 재구매에 나서는 등 소비 규모 자체도 커져 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평소 사고 싶었던 침대 세트를 사러 일부러 행사장을 찾았다는 배모 씨(58)는 “큰 행사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다”며 “저렴한 가격에 여러 제품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의 출장 할인행사는 소비자들의 급변하는 소비행태에 발을 맞추는 백화점의 변신이다. 경기 불황 속에 소비자들은 싼 상품을 다량으로 구매하기를 원했다. 처음에는 출장 세일을 꺼리던 협력업체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매장에 앉아 재고를 남기는 것보다 소비자 수요를 직접 찾아가 싼 가격으로라도 상품을 파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출장 세일에는 15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오는 고객도 많은데 이는 ‘쌀 때 산다’는 소비가 늘었다는 방증”이라며 “이에 대비해 상품과 행사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