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에서 지하철역과의 거리는 집값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역과 가까울수록 집값은 비싸다. 역과의 거리가 가까우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데다, 역 주변으로 편의시설이 많이 들어서면서 생활환경도 좋기 때문이다. 특히 신규 노선이 개통되는 곳은 지역 인프라 개선과 인구유입 등의 영향을 일으켜 향후 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수도권에 거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7%가 역세권 아파트를 분양받는다면 3000만원을 더 낼 의사가 있었다. 5000만원을 더 낼 수 있다는 응답자도 34%나 됐다.
특히 역과의 거리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서울보다 경기 및 지방에서 더욱 크다. 이들 지역은 서울에 비해 전철이 닿는 곳이 드물어 역세권의 가치가 더욱 높기 때문이다. 서울 도심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신도시내 역세권아파트는 서울 접근성도 좋은 만큼 비역세권 아파트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한다.
실제로 서울 강남역과 연결되는 신분당선 판교역이 위치한 성남시 삼평동은 역세권 아파트와 비역세권 아파트 가격이 2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 6월 판교역 6분 거리의 봇들마을7단지 휴먼시아엔파트 전용 84m²형은 8억5000만원선에 거래된 반면, 도보로 이용이 불가능한 봇들마을2단지 이지더원 전용 84m²형은 6억4000만원선에 거래돼 2억원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서울역과 공덕역등 서울 도심 업무지구와 파주운정신도시를 연결하는 경의선 역시 역세권과 비역세권 아파트 가격차가 크다. 한국감정원 시세에 따르면 파주운정신도시내에서도 야당역이 가까운 야당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m²당 1274만원 선이지만, 도보 이용이 어려운 목동동의 경우 3.3m²당 1030만원선으로 244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수도권 동서남북에 역세권 아파트가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동원개발이 용인시 역북지구에 건설하는 ‘용인역북 명지대역 동원로얄듀크’가 대표적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10개 동 총 842가구로 건설되는 이 아파트는 경전철 명지대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한 역세권 아파트다. 명지대역을 이용해 분당선 기흥역에서 환승하면 강남권까지 접근이 수월하다.
수도권 북쪽으로는 롯데건설이 파주운정신도시에 공급하는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 2차’가 있다. 반경 500m 범위에 경의선 야당역(가칭)이 이달 말 개통될 예정이다. 야당역을 이용하면 서울역까지 약 40분대로 도달 가능하다. 한신공영이 이달 김포 한강신도시에 짓는 ‘운양역 한신휴 더테라스’도 수도권 서부지역의 대표적인 역세권이다. 총 924가구의 중소형 테라스하우스타운으로 2018년 개통예정인 운양역과 가까워 지하철 이용이 편리하다.
현대산업개발이 다산신도시 진건지구에 공급하는 ‘다산신도시 아이파크’는 지하철 8호선 연장예정인 별내선 다산역(2021년)이 단지로부터 약500m거리에서 개통될 예정이다. 다산역 주변에는 다산신도시의 중심상업지구가 들어선다. 효성은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 중심상업 2블록 ‘미사역 효성해링턴 타워 더 퍼스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2018년 개통 예정인 5호선 미사역이 도보 7분 거리다. 리얼투데이 김지연 연구원은 “신도시 택지지구 아파트 값이 역세권에 따라 편차가 크다”며 “역세권 아파트는 향후 집값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 거주지뿐만 아니라 투자처로도 각광받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