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이 성층권에 비행선을 띄워 올리는 데 성공하면서 세계 각국의 성층권 경쟁이 불붙었다.
성층권은 고도 12∼50km의 공간으로 민간 항공기(약 12km 상공)보다는 높고, 인공위성(약 3만6000km 상공)보다는 낮은 곳에 있어 ‘니어(near) 우주’로도 불린다. 최근 세계 각국이 상업적, 군사적 목적의 다양한 비행체를 개발하며 남극이나 북극을 개발할 때와 같은 니어 우주 개발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 과기일보에 따르면 중국은 13일 근우주 비행선 ‘위안멍(圓夢)’호를 네이멍구(內蒙古) 시린하오터(錫林浩特) 근처에서 띄워 올리는 데 성공했다.
위안멍호는 프로펠러 3개를 갖춘 은색의 거대한 타원 형태 비행선으로, 부피는 1만8000m³에 이른다. 헬륨을 이용해 상승하며 성층권에 올라간 뒤에는 비행선 위쪽 면에 부착된 태양전지가 태양빛을 동력으로 삼는다. 48시간 동안 체류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행선은 지상 20km의 높이에서 거의 정지한 채 기업과 개인을 위한 광대역 통신 및 데이터 중계, 고정밀 관측, 우주 이미지 촬영 등 상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성층권에선 기류 변화가 적어 비행선의 정지 체공은 쉽지만 낮은 기온과 강한 자외선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최근 세계 각국은 통신 외에 기상 관측, 농작물 관리, 군사적 목적 등에 활용하기 위해 성층권 비행체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러시아는 한발 더 나아가 사람과 화물을 수송하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러시아가 개발하고 있는 비행선 ‘아틀란트-100’은 130m 길이에 전투 병력 200명이나 화물 60t을 싣고 최대 시속 140km로 운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말에 초기 단계 비행체를 개발해 시험 비행을 거쳐 2018년에는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이 400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비행선 P-791을 개발한 데 이어 작년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통신 정찰 과학실험 등을 할 수 있는 비행선 개발 공모전을 벌이기도 했다.
구글은 고도 20km 상공에서 최대 5년까지 체공하는 날개 길이 50m와 60m의 ‘솔라 50’과 ‘솔라 60’ 전기 동력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오지에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비슷한 계획을 추진 중이다.
프랑스 방산업체 탈레스는 지난해 인공위성과 무인항공기(드론)를 합쳐놓은 성층권 비행선 ‘스트라토부스’ 개발 계획을 밝히면서 5년 내 시제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2001년 성층권 무인비행선 개발 사업을 일찍 시작했다. 그러나 통신망으로 이용하려던 계획은 2003년에 지상기지국을 통해 먼저 구현되는 바람에 비행선 개발 사업은 2005년 중단됐다. 그러다 2013년 성층권 비행체의 꿈을 고고도 태양광 무인기 ‘EAV-3’가 이어받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EAV-3는 올해 8월 9시간 넘게 날아 고도 14.12km까지 날아오르며 성층권 진입에 성공했다. 항우연은 앞으로 수일 이상 성층권 연속 비행이 가능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승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고정익기연구단장은 “2차전지의 용량을 높여야 수일 이상 장기간 비행이 가능할 것”이라며 “카메라를 비롯한 센서, 기타 장비의 경량화 연구가 수반돼야 인터넷 통신 중계, 기상 관측, 한반도 감시 등의 다양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