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art 잡페어]경단녀에서 우수 인력으로… 계약 연장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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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확대해 경력단절 여성(경단녀) 채용에 나서고 있다. 2014년 170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 8월에도 200여 명의 시간선택제 직원을 선발했다. 여기에 올해 말까지 추가로 13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경단녀 채용을 갑절로 늘린 셈이다.

이렇게 우리은행에 채용된 시간선택제 직원들은 영업점 창구에서 고객이 집중되는 낮 12시부터 오후 4시 반까지 30분의 휴식시간 외 4시간 동안 근무한다. 임금은 월 120만∼130만 원 수준이다. 2년간 계약직으로 근무하되 우수 직원은 계약이 연장된다. 은행의 일반 정규직과 비교하면 급여 수준이 낮지만, 하루에 4∼5시간만 근무하며 가사와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인기는 뜨겁다. 지난해 우리은행 시간선택제 채용에는 170명을 모집하는 데 무려 30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우리은행은 경력단절 기간의 장기화로 인해 현업 복귀를 주저하는 여성 인력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연수를 통해 충분한 사전준비 시간을 갖도록 한 뒤 영업점에 배치하고 있다. 또 내년 7월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시간선택제 근로자들의 고용 연장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무기한 시간선택제를 도입하지 못했지만 경영지표가 나아지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며 “사회적으로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도 경력단절 여성 채용을 독려하고 있지만 은행 입장에서도 이들 경단녀 채용이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방안이 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시간선택제 직원으로 채용된 경단녀 상당수는 금융권 근무경력을 지닌 베테랑 직원들로 채용 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비록 일은 쉬었지만 주부로서 소비자 입장을 경험한 경단녀가 영업 현장의 세세한 부분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저금리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으며 비대면 채널 이용 확대로 인해 점포 통폐합의 필요성이 커지는 등 신규채용 여건이 좋지 않다”면서도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경단녀 채용은 국가경제 활성화를 위해 멈출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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