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은행권이 대출이나 보증으로 연명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는 은행 직원과 영업점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이런 내용을 담은 기업구조조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좀비기업을 적극적으로 정리하려면 현장에서 기업을 상대하는 은행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좀비기업에 대한 대출을 과감하게 회수하도록 하기 위해 은행이 직원과 지점에 대한 실적을 평가할 때 좀비기업을 유지하는 직원과 지점에 대해서는 감점을 주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대로 좀비기업을 적극적으로 정리하는 직원과 지점은 평가 때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지금은 거래 기업이 한계상황에 이르러 대출금을 갚기 어려운 상황이어도 은행 직원이 대출 만기연장을 거부하기 힘든 구조다. 해당 기업이 대출을 연체해 고정이하여신(원리금을 3개월 이상 갚지 못한 대출)으로 분류되면 평가 시 담당 직원과 지점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 같은 평가시스템 하에서는 은행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좀비기업에 대한 대출을 회수하기 어렵다”며 “은행들이 평가방식을 고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은 이달 중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런 내용을 포함하는 성과평가 및 여신심사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TF는 여신 심사 시 해당 기업의 재무상황 뿐만 아니라 산업 전망을 함께 고려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의 재무상황이 대출 적격과 부적격을 가르는 경계선상에 있을 때 해당 업종 전망이 나쁘다면 부적격으로, 업종 전망이 좋다면 적격으로 분류하겠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한계기업에 대한 대출을 제대로 회수하고 있는지, 대손충당금은 충분히 쌓았는지도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된 기업에 대해 정리를 미루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곧바로 현장검사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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