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볼트 EV개발 파트너로 선정
VC사업본부 신설 2년여만에 쾌거… 통신 아닌 핵심구동 부속 11종 제공
주가 14% 상승… 7년만에 최대폭
LG전자는 21일 GM의 차세대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 개발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돼 핵심 부품 11종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LG전자 자동차 부품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가 설립 2년여 만에 처음 낸 의미 있는 성과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는 전날보다 6750원(14.41%) 급등한 5만36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주가 상승률은 2008년 10월 30일(14.90%) 이후 약 7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스마트폰과 TV 등 기존 전자 분야 사업 실적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부품사업이 LG전자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LG 드림팀’ 총출동
마크 로이스 GM글로벌 제품개발 및 구매총괄 부사장은 “쉐보레의 자체 기술력에 LG그룹의 경험이 더해져 한 번 충전으로 200마일(약 320km)을 달리고,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차를 내놓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GM이 자동차 부품업체가 아닌 전자 회사와 핵심 부품을 광범위하게 공급받는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공급 품목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이 통상적으로 공급해오던 수준이 아니라, 전기차 구동의 핵심 역할을 하는 구동 모터(설계는 GM이 담당), 파워 인버터 모듈, 배터리셀과 배터리팩 등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최근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의 세르조 마르키온네 최고경영자(CEO)가 GM에 전기차 개발 비용을 낮추고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합병을 제안한 상황에서 GM이 FCA가 아닌 LG전자를 선택해 더 주목받고 있다. 앞서 메리 배라 GM CEO는 FCA 제안에 대해 “GM은 다른 방식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규모의 경제를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LG그룹은 이번 파트너십을 위해 LG전자 VC사업본부뿐 아니라 LG화학과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 관련 계열사들을 한 팀으로 모아 운영했다. LG전자가 LG화학 등 계열사들로부터 부품을 받아 이를 모듈로 만들거나 바로 장착이 가능하도록 추가 가공해 GM에 납품하는 방식이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GM이 LG로 공급선을 일원화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결과적으로 전기차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VC사업, LG 구원투수 될까
이번 파트너십 체결은 LG전자 VC사업본부가 신설된 지 2년여 만에 나온 사실상의 첫 결실이다. VC사업본부는 LG CNS의 자회사였던 자동차 부품 설계 전문기업 V-ENS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오디오, 내비게이션 등) 사업을 맡았던 카(car)사업부, 전기차용 모터와 인버터 등을 개발하는 EC사업부를 2013년 7월 하나로 통합하면서 생긴 조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VC사업본부 실적 대부분이 기존에도 해왔던 차량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났는데 그동안의 연구개발 및 투자가 이제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올해부터 별도로 공개하기 시작한 실적에서도 VC사업본부는 성장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에는 3826억 원, 2분기에는 4510억 원의 매출을 올려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스마트폰과 TV 사업 실적의 공백을 메웠다. 특히 GM 전기차 관련 부품 매출이 내년 상반기부터 발생할 예정이라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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