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지준율 동시인하 영향은
“강력한 경기부양… 단기 호재”… 미-유럽 등 주요 증시 일제히 상승
“과잉투자 부추겨 리스크 확대”… 반짝 상승 점친 비관론도
중국 정부가 두 달 만에 내민 기준금리 및 지급준비율(지준율) 동시 인하 카드가 둔화되는 중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24일부터 1년 만기 예금 및 대출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23일 발표했다. 금융회사들의 지급준비율도 0.5%포인트 내렸다. 이는 19일 발표된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6.9%로 6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과 관련해 중국 경제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만큼 이번 조치가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단기적으로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3일(현지 시간) 중국의 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진 후 세계 증시는 일제히 올랐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90% 오른 17,646.70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0%, 나스닥지수는 2.27% 상승했다. 유럽에서도 영국(1.06%), 독일(2.88%), 프랑스(2.53%) 등 주요 증시가 상승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가 그동안 한국 기업의 발목을 잡아온 만큼 이번 조치가 한국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 이번 통화 정책으로 기대되는 경기 부양 효과가 미미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있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경기 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국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의 업종은 단기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일간지 신징바오(新京報)는 이번 조치로 6700억 위안(약 120조6000억 원)의 자금이 시중에 더 풀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풍부해진 유동 자금이 중국 증시와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 거래가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하루 이틀 ‘반짝’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두 달 전인 8월 25일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와 지준율을 동시에 내렸을 때도 중국 상하이증시는 이틀간 반등하는 데 그쳤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조치가 둔화되는 중국 경제 반등에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나 경기 선행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야 중국 경제가 실제로 나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로 대거 풀린 돈이 현재 중국 경제의 문제점인 과잉 투자를 부추겨 리스크 요인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기업부채가 새로운 위기의 근원지가 될 수 있다고 지목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올해 목표치인 ‘바오치(保七·7%대 성장률 유지)’ 달성을 위해 연말 전에 추가로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 한 차례 더 통화 완화 조치를 내놓거나 보다 확실한 경기 부양을 위해 사회간접자본 건설 등 재정지출을 늘리는 계획을 발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중국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 이번 조치는 그러한 우려를 잠재우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며 “다만 안정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11월 이후 재정지출 등의 강력한 부양 조치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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