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면세점 대전’이 종반부에 접어들었다. 서울 시내 면세점을 신청한 대기업 총수들은 최근 경쟁적으로 사재 출연을 발표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9월 문화재단 설립에 100억원 출연한데 이어 26일에는 다시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100억원을 출연한다고 밝혔다. 두산 박용만 그룹 회장도 같은 날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위해 재단에 100억원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SK는 사업권 확보 시 2400억원을 사회 환원하겠다고 선언했고, 신세계도 도심 관광개발과 상생 사업에 27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사업권 획득을 위한 의지가 결연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11월 초로 예상되는 사업자 발표 결과 따라 큰 변화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면세점 인력의 대규모 이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7월 서울 시내 면세점에 신규 입성한 기업을 중심으로 면세점 경력직들이 움직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라면세점에서 한화갤러리아면세점으로 20여명이 자리를 옮겼고, 한화갤러리아의 경력직 채용에는 약 4500여명이 지원했다. 서울지역 중소면세점 신규 면허를 받은 하나투어가 주도하는 SM면세점도 최근 370여명을 채용했는데 이 중 70%가 경력자이다. 이런 상황에서 11월 초 사업자 선정 결과에 따라 탈락 기업과 신규 입성 기업, 사업권 사수 기업 등에서 인력이동이 활발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2차 면세점 대전’의 관전 포인트 중 가장 관심이 뜨거운 것은 롯데의 2개 사업장 수성 여부이다. 이번 심사 결과에 따라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격인 호텔롯데는 현재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호텔롯데에서 면세점 사업은 매출과 영업 이익의 80%를 차지하는 핵심 분야이다. 서울 시내 면세점은 공항점에 비해 임차료 부담도 적고 수익률도 높다. 소공점과 잠실점은 2014년 기준 각각 1조9295억원, 476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는 기존 사업자로 이번 심사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아오다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기업 정체성과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요즘은 독점논란까지 불거져 여론이 악화된 상태이다. 특히 소공점에 비해 패키지 관광객 비중이 높은 잠실점에 대한 후보 기업들의 집중공세를 받는 처지이다.
만약 두 곳 중 하나라도 사업권을 놓치면 매출 규모의 급감으로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 )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지주사 전환과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 7조∼9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는 가운데 이번 호텔롯데의 IPO에서 4조원 정도의 자금 조달을 전망하고 있다. 수성 결과에 따라 그룹 미래 계획의 중요한 일정이 어긋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