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公 재능기부로 시골이 달라졌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일 03시 00분


낡은 집 전기 안전점검… 텅 빈 벽엔 벽화 단장…

1일 강원 횡성군 서원면 압곡리 백로마을에서 열린 농촌재능나눔캠프에 참여한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주택 외벽에 마을의 상징인 백로를 그리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1일 강원 횡성군 서원면 압곡리 백로마을에서 열린 농촌재능나눔캠프에 참여한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주택 외벽에 마을의 상징인 백로를 그리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예부터 2월 중순부터 3월 말이면 백로가 찾아온다는 마을인 강원 횡성군 서원면 압곡리 ‘백로마을’.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백로마을에는 백로가 아닌 반가운 손님들이 찾았다. 바로 33명의 재능기부자이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농기계 창고, 49.58m² 크기의 공동 샤워시설의 벽, 마을 입구의 시멘트 담 등을 이틀간 페인트로 깨끗이 칠하고 마을을 상징하는 백로 그림도 새겨 넣었다. 낡고 칙칙했던 마을이 금세 밝고 역동적인 곳으로 변했다.

이번 재능기부활동은 한국농어촌공사가 기획한 올해 2번째 농촌재능나눔캠프의 한 장면이다.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38%를 차지하는 백로마을은 60가구에 128명이 사는 곳으로 주로 벼, 감자, 고구마, 상추, 고추 등을 재배한다. 2003년 이곳으로 귀농한 윤명현 이장(69)은 외지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이장까지 시켜준 마을 주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재능나눔캠프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이번 재능기부활동에 벽화 그리기만 포함된 것은 아니다. 전기엔지니어 이동열 씨(45)는 마을 주택을 일일이 방문해 전기 안전점검을 했다. 그 결과 전기 시설이 노후한 38가구 중 5가구는 설비 교체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이장은 “이틀간의 활동으로 마을이 더욱 밝아지고 전기 점검 등으로 안전해졌다”고 밝혔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해부터 농촌재능나눔캠프를 열고 회당 최대 40여 명의 재능기부자들을 농촌으로 데려가고 있다. 낙후된 농촌마을은 무료로 마을의 경관 및 시설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도시민들은 자신의 재능을 필요로 하는 곳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도농 상생의 지름길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재능기부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스마일재능뱅크(www.smilebank.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김민옥 한국농어촌공사 과장은 “도농 양쪽에서 반응이 좋아 내년에는 농촌재능나눔캠프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농어촌#재능기부#시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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