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키우는 최고경영자(CEO)들이 그렇지 않은 CEO들보다 비교적 자비로운 기업 경영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헨리크 크론크비스트 미국 마이애미대 교수와 프랭크 우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CEIBS) 교수는 자녀의 성별이 CEO의 경영 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공헌활동(CSR)을 평가하고 CEO의 자녀에 대한 정보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한 명 이상의 딸을 둔 CEO가 경영하는 기업이 CSR 평가지표에서 중앙값에 해당하는 기업에 비해 평균적으로 11.9% 높은 성과를 냈다.
또 자선활동에 대한 지출도 더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딸을 둔 CEO들은 육아, 유연근무, 이익공유 등 직원들의 복지에도 더 큰 관심을 보였다. 또 근로자들에게 유연한 근무시간을 허용하는 경향이 강했다. 근로 인력 구성도 한층 다양하게 했다. 특히 첫아이가 딸인 CEO의 경우 이 같은 성향이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크론크비스트 교수는 “실제 딸을 둔 미국 하원의원들이 낙태, 피임 등과 관련한 입법에 조금 더 관대하게 투표하는 경향이 있고 미 연방고등법원 판사들 중 딸을 둔 판사들은 성 문제와 관련한 소송에서 보다 관대한 판결을 내린다는 점이 이미 알려진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연구 결과들은 부모가 자녀에게 영향을 끼치는 만큼 자녀 역시 부모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아들은 부모가 운영하는 회사의 CSR 평가나 지출에 영향이 없었다. 그러나 CEO가 딸을 가진 사람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바뀐 기업들은 CSR 등에 있어 두드러지는 퇴보를 보였다. 또 딸이 있는 CEO를 새로이 기용한 기업들은 그 이후로 사회적 책임 관련 활동이 증강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거꾸로 사회적 책임에 관련된 프로젝트를 활발히 수행해 온 기업들은 딸이 있는 CEO를 기용할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