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옥중에서 자신의 10년 동안의 사회적 기업 활동을 정리해 지난해 10월 이런 제목을 단 책으로 내놨다. 앞서 2009년 SK그룹은 최 회장의 의지로 ‘사회적 기업 육성안’을 만들었다. 2010년에는 대기업 최초로 SK사회적 기업 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그룹 총수의 높은 관심으로 인해 SK그룹 임직원들은 사회공헌을 하나의 그룹 유전자(DNA)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SK그룹의 사회적 공헌은 인재 양성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SK그룹이 KAIST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개설한 사회적 기업가 경영학석사(MBA) 과정에서 올해 처음 졸업생이 배출됐다. 사회적 기업을 창업했거나 운영 중인 기업가들에게 투자금을 집행하기 위한 투자발표회도 개최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가들이 회사를 제대로 운영하면서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마중물’을 지원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최 회장이 ‘사회적 기업 창업지원기금’으로 기부한 사재 100억 원이 들어간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학술 연구와 재무, 회계, 인사, 조직관리 등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혁신적 사업적 기업가들이 뒷받침돼야 생태계가 탄탄해질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장학퀴즈 후원도 인재 양성의 대표적 예다. 장학퀴즈 후원을 시작한 1973년 당시만 해도 “고교생 대상 퀴즈 프로그램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인재가 가장 소중한 자원이라는 장기적 안목과 기업 이윤의 사회적 환원 정신에 입각해 뚝심 있게 후원을 진행했다. 40여 년간 명맥을 유지하며 방송횟수 1950회, 출연자 1만6000명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SK그룹이 배출한 인재들은 지식나눔을 통해 사회적 기여활동을 하고 있다. 재단 지원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석학들이 전국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전공과 진로 탐색 등을 돕는 ‘드림 렉처(Dream Lecture)’를 진행하고 있다. 요리 전문가, 배우, 기능공 등 직업교육을 통해 모범적 전문 직업인을 키우는 ‘SK뉴스쿨’도 운영하고 있다.
협력업체와 소외계층을 보듬는 사회공헌도 두드러진다. SK하이닉스가 올해 처음 도입한 임금공유제는 협력업체와의 상생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금공유제란 자사 직원 임금 인상분의 20%를 협력사 직원에게 제공하는 제도다. 기업들이 특정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성과를 협력업체와 나누는 성과공유제는 일부 기업에서 시행한 적이 있었지만 임금공유제는 처음이다.
지원 방식은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임금 인상분의 10%를 내면 회사가 같은 10%를 추가로 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협력사에 총 60억 원 정도가 지원된다. SK하이닉스는 조성되는 재원을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 사업장에 근무하는 4000여 명의 협력사 직원의 임금인상과 복리후생 등 처우개선과 안전·보건 환경 개선에 투자하기로 했다.
SK그룹은 2007년부터 ‘동반성장 CEO(최고경영자) 세미나’를 열고 있다. 이 세미나를 통해 협력업체 CEO들은 경영전략, 재무, 마케팅, 리더십 등 기업경영 전반에 관한 핵심 노하우를 교육받고 있다. 2014년 말 기준으로 4200여 명의 협력업체 CEO들이 이 강의를 수강했다. 강의료는 SK그룹 계열사들이 부담하고 있다.
SK는 또 ‘동반성장 e러닝 온라인 과정’을 개설해 협력사 직원들이 쉽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효과가 입증되면서 SK는 점차 상생경영에 대한 투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 SK는 2013년 3600억 원이던 동반성장 펀드 규모를 지난해 4200억 원으로 확대했다. SK는 이 펀드에서 협력업체에 저금리로 사업자금을 대출해 주고 있다. 또 협력업체에 직접 투자하는 동반성장사모투자펀드(PEF)도 운영 중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