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미만 자투리펀드 700개, 2016년까지 대청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0일 03시 00분


수익률 관리 소홀 등 비효율 커져… 임의 해지-他펀드 합병 통해 정리
전문가 “새 펀드 갈아타는게 바람직”

총 투자금 50억 원 미만의 ‘자투리 펀드’(소규모 공모펀드) 800여 개 중 일부를 제외한 700여 개가 내년 말까지 정리된다. 금융당국이 다음 달부터 임의 해지, 다른 펀드와 합병, 모자(母子)형 펀드 전환 등을 통해 자투리 펀드들을 없애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한 펀드가 자투리 펀드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고 필요하면 다른 펀드로 갈아타거나 환매해야 한다.

○ 자투리 펀드, 내년까지 일괄 정리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설립된 지 1년이 지난 펀드 중 투자원금이 50억 원 미만인 자투리 펀드는 올 6월 말 현재 815개로 전체 펀드(2247개)의 36.3%에 이른다. 정부는 세제혜택이 있어 중도 환매가 어렵거나 부실자산을 편입한 펀드 등 일부 사례를 제외한 700여 개를 내년 말까지 모두 정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고객들에게 유사 펀드로 갈아타도록 권유한 뒤 238개 자투리 펀드를 임의 해지하도록 하고, 19개 펀드는 다른 펀드와 합병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108개는 다른 펀드의 자(子)펀드로 편입하도록 하고, 나머지 펀드들은 덩치를 키우거나 추가 정리 계획을 내놓도록 운용사에 요구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자투리 펀드의 신규 판매나 운용도 최대한 억제할 계획이다. 앞으로 설정 6개월이 지나도록 모집 투자액이 15억 원에 미달하는 펀드는 해당 운용사의 대표 펀드에 강제로 편입되거나 머니마켓펀드(MMF)로 자동 전환된다. 자투리 펀드 정리 실적이 미흡한 운용사는 신규 펀드를 등록할 때 심사가 더 까다로워진다.

한국은 펀드 수가 상대적으로 많고, 운용 규모가 매우 영세한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공모펀드의 1개당 평균 운용액은 5300만 달러(약 615억 원)로 미국자산운용협회가 집계하는 45개 주요국 평균(4억3400만 달러)의 약 12%에 불과했다. 소규모 펀드가 난립하면서 펀드매니저의 수익률 관리가 소홀해지고 수수료 비중만 높아지는 등 운용상의 비효율이 커졌다.

○ “새 펀드 고를 땐 규모보다 투자전략”

전문가들은 자투리 펀드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새 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미 손실을 본 투자자는 펀드 정리로 원금을 회복할 기회를 잃게 되지만 수익률이 좋은 펀드로 갈아타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이런 선택이 중장기적인 수익률 차원에서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가입한 펀드가 자투리 펀드인지 알아보려면 펀드를 판매한 은행, 증권사 등의 홈페이지에서 해당 펀드를 검색해 설정연도 및 설정액 규모 등을 확인해보면 된다.

새 펀드로 갈아탈 때는 운용 규모만으로 펀드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1조 원이 넘는 ‘공룡펀드’들도 자산배분 등에 따라 성과가 엇갈리기 때문에 투자전략 차별화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펀드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선진국 자산의 비중이 높은 펀드가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함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신흥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재동 jarrett@donga.com·주애진 기자
#금융#펀드#자투리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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