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사업, 3세들의 ‘해뜰 날’ 보여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일 03시 00분


한화큐셀-OCI의 공격 투자

태양광 사업을 하는 한화큐셀이 3분기(7∼9월)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OCI는 태양광 발전사업 투자를 더 늘리기 위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면서 태양광을 맡고 있는 오너 3세들의 경영 능력을 검증해 볼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32)와 이우현 OCI 사장(47)은 각각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수영 OCI 회장의 장남으로 경영 참여 초기부터 태양광 사업에 배치됐다. ‘미래 신사업’ 태양광 시장은 최근 저유가 기조로 전망이 밝지 않았으나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3세들이 책임지고 키워온 태양광 사업이 향후 얼마나 성공을 거두느냐가 경영자로서의 개척자 자질을 평가할 잣대가 될 수 있다.

한화큐셀은 3분기에 매출 4938억 원, 영업이익 466억 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적자였지만 2분기(4∼6월)에 처음 흑자(영업이익 11억 원)를 보고 3분기에 더욱 성장한 것. 4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4월 미국 대형 전력회사 넥스트에라와 체결한 태양광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모듈 공급 계약 건이 4분기부터 납품되기 때문이다. 2016년 말까지 모듈을 총 1.5GW 공급할 예정인데 4분기에 약 10%가 납품된다. 계약 액수가 1조 원 정도로 알려져 당장 매출 1000억 원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큐셀은 올해 2월 한화솔라원과 통합하며 셀 생산규모(연산 3.7GW) 기준 세계 1위 태양광 회사로 재탄생했다. 무엇보다 국내 유일하게 폴리실리콘부터 셀, 모듈, 발전소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게 장점이다.

OCI는 미래 먹거리인 태양광 발전 사업을 키우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지난달 반도체용 특수가스 부문 세계 점유율 1위의 계열사 OCI머티리얼즈 지분(4816억 원)을 SK㈜에 매각한 데 이어 7월에는 미국 자회사 OCI리소시스 지분(4918억 원)도 팔았다.

업계에서는 OCI가 3분기에 영업손실(352억 원)을 봤지만 적자 폭이 계속 줄고 있고 4분기에는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본다. 올해 공정효율 개선 작업을 완료해 폴리실리콘 제조원가를 크게 낮췄고 대부분이 장기 계약 건이라 내림세인 시장 가격보다 마진이 높아서다.

한화큐셀과 OCI의 태양광 사업은 3세들과 함께 커 나가는 중이다. 김 상무는 2010년 1월 한화그룹에 입사해 2012년 1월 한화솔라원 전략실장(CSO)으로 발탁되며 태양광 사업에 발을 들였다. 이후 한화큐셀 CSO, 한화솔라원 영업실장(CCO)을 맡았다. 김 상무는 독서광 수준으로 태양광 관련 책을 읽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1년의 절반 정도를 미국 중국 아프리카 등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뛴다. 그는 “최근 어려웠던 태양광 시장이 잘 갈 수 있게 함께 가야 한다”며 고객사들을 직접 챙긴다. 분기마다 있는 기업설명회(IR)에 직접 나가 태양광 산업 설명을 쉽게 하는 걸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태양광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신중히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태양광 발전은 전 세계 발전량의 1%, 2020년에는 3% 정도로 예상된다.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관계자는 “일부 기업의 실적이 났다고 태양광 시장 전체가 살아났다고 볼 수는 없다”며 “저유가와 각국의 보조금 축소 움직임 등과 맞물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한화큐셀#oci#태양광 사업#태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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