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 우아함, 스포티한 멋 살려”… 제네시스 ‘EQ900’ 디자인팀 인터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4일 03시 00분


1일 경기 화성시 남양읍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에서 김인섭 이현진 김승진 책임연구원과 주병철 이사(왼쪽부터)가 9일 공식적으로 선보일 제네시스 ‘EQ900’의 디자인을 논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1일 경기 화성시 남양읍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에서 김인섭 이현진 김승진 책임연구원과 주병철 이사(왼쪽부터)가 9일 공식적으로 선보일 제네시스 ‘EQ900’의 디자인을 논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루이뷔통 핸드백 손잡이처럼 부드럽게, 몽블랑 펜으로 결재하듯 프로페셔널하게, 우아하면서도 젊고 스포티하게….’

이러한 감성을 담은 차가 9일 나온다.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번째 차이자 초대형 세단 ‘에쿠스’의 후속 모델 제네시스 ‘EQ900’이다.

지난달 23일부터 2일까지 열흘간 EQ900 사전계약 대수는 8405대. 지난해 에쿠스 전체 판매량 8487대와 맞먹을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이 차를 디자인한 ‘프레스티지디자인실’의 주병철 실장(이사)과 김승진 김인섭 이현진 책임연구원을 1일 만났다. 이들은 내년 상반기(1∼6월)부터 벤틀리 수석디자이너를 지낸 루크 동커볼케와 제네시스 브랜드 디자인을 본격적으로 이끌어가게 된다.

제네시스의 디자인 철학은 ‘동적인 우아함’이다. 주 이사는 “EQ900은 후륜구동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비율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보닛 길이를 늘리고 노즈(자동차 제일 앞부분)는 수직으로 세웠다. 후면부는 짧아 보이게 했다. 김승진 책임은 “무게감을 주면서도 젊고 스포티한 감성을 입혔다”고 말했다.

차체 양옆을 가로지르는 캐릭터 라인은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리어램프까지 연결되다 뒷부분에 ‘툭’ 하는 느낌이 들게 아래로 떨어진다. 주 이사는 “5205mm 길이의 차를 더 길고 우아해 보이게 만드는 선”이라며 “BMW 7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도 이렇게 긴 선을 뽑아내지는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내는 고급스러움의 극치다. 센터페시아에 봉긋하게 솟은 알루미늄 스위치가 대표적이다. 김인섭 책임은 “몽블랑 펜을 옆으로 뉘어 꽂아놓은 듯한 형상을 구현했다”며 “손이 닿는 자리는 움푹하게 만들면서 오돌토돌한 돌기를 심어 촉각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2월 선보일 ‘EQ900 리무진’에는 세미 아닐린 가죽이 쓰인다. 이현진 책임은 “루이뷔통 핸드백의 손잡이를 쥐었을 때 느껴지는 손맛을 구현했다”며 “‘가구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이탈리아 폴트로나프라우의 장인이 직접 바느질한 퀼팅도 들어간다”라고 설명했다. 대시보드를 감싸는 원목은 가로 길이만 110cm로 자동차 중 역대 최대 수준이다. 포르셰 제품을 만드는 이탈리아 카발리에서 성형 기술을 가져왔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수시로 현대차 디자인센터를 방문해 길게는 1시간까지 머무르며 꼼꼼하게 디자인을 직접 챙겼다. 정 회장이 디자이너들에게 주문한 것은 “디자인에서도 안전함이 느껴지도록 하라”는 것. 디자인팀은 역동적이면서도 단단한 이미지를 최대한 살렸다.

화성=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제네시스#eq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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