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 다이어트’… 294명 승진, 금융위기 이후 최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5일 03시 00분


계열사 매각-실적부진 겹쳐 인사 한파
부사장 29명-전무 68명… 17% 줄어
최대 실적 낸 반도체서 부사장 5명… 전자 김학래-심상필 2년 일찍 전무로

삼성그룹이 4일 계열사별로 단행된 2016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294명의 부사장급 이하 임원을 승진 발령했다. 이는 지난해(353명) 대비 17% 줄어든 것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그해 말 발표된 2009년도 인사(247명) 이후 가장 적은 승진 규모다.

근무연한을 건너뛴 발탁승진자 수도 44명으로 지난해 56명 대비 21% 감소했다. 한화그룹으로 매각된 화학·방산(防産) 부문 4사(社)가 제외된 데다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부진에 빠지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직급별 승진자 수는 부사장 29명, 전무 68명, 상무 197명이다. 전사(全社)의 부진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도체 사업을 맡은 부품(DS) 부문은 가장 많은 승진자를 냈다. 삼성전자의 부사장 승진자 15명 중 5명이 반도체 사업 분야 소속이다. 해외법인의 현지인 가운데 본사 임원으로 승진한 4명 중에선 3명이 반도체 판매법인에서 배출됐다. 전체 해외 인력 승진자 수는 지난해(9명)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 외에도 연령과 연차를 불문하고 해당 분야에서 탁월한 실적을 거둔 인력들이 승진연한 2년 이상을 뛰어넘어 발탁됐다. 김학래 삼성전자 전무는 스마트폰용 메탈 케이스와 특수 강화유리 공정 개선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2년 발탁승진했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초의 14nm(나노미터) 핀펫(FinFET) 공정 개발 및 양산을 주도한 삼성전자 심상필 전무도 2년 발탁승진했다. 전체 여성 임원 승진은 총 9명으로 2014년도 15명, 2015년도 14명보다 줄었다. 해마다 꾸준히 늘어나던 전체 여성 임원 수도 올해와 같은 58명으로 유지된다.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에서는 승진 인사를 최소화했다. 부사장, 전무급 승진자는 아예 배출되지 않았다. 미래전략실의 조직도 슬림화된다.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비(非)전자 계열사를 담당하는 전략2팀을 삼성전자 등 전자 계열사를 담당하는 전략1팀에 합쳤다. 이에 따라 미래전략실 내 팀 수가 10개에서 9개로 줄어들었다.

황태호 taeho@donga.com·김지현 기자
#삼성#임원#금융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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