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을 앞둔 경기 과천시 별양동 과천주공 7단지 전경. 이달까지 7-2구역의 400채가 이사를 마쳤고 7-1구역(722채)도 내년 중 이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경기 과천시는 올해 수도권에서 전세금이 가장 많이 오른 곳 중 한 곳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과천시 아파트의 3.3m²당 평균 전세금은 1721만 원으로 올해 1월(1431만 원)보다 20% 넘게 뛰었다. 30년 이상 된 낡은 아파트의 전세금까지 7, 8개월 사이 1억 원씩 뛴 것이다. 과천시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8월부터 과천주공 7-2단지가 이주를 시작한 데다 서울 강남·강동구 재건축 단지 이주민들이 몰리면서 전세금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재건축발(發) 전세난이 서울 강남권을 넘어 과천 등 경기 남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1∼6월)에만 강남, 과천에서 1만1000여 채의 아파트 주민들이 재건축으로 인해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올해보다 심각한 ‘전세 대란’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서울시와 과천시 등에 따르면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 강남 4구(강남·강동·서초·송파구)와 과천시에서 이주를 시작하는 재건축 아파트는 1만1374채다. 올해 상반기(5131채)의 갑절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 강남 4구의 내년 상반기 이주 물량은 4128채로 올해 상반기(5131채)보다 줄지만 ‘강남 생활권’으로 분류되는 과천시에서 총 4666채가 관리 처분 인가 승인 신청을 앞두면서 이주 물량이 크게 늘었다. 이달 7일부터 2580채 규모인 고덕주공3단지(서울 강동구 상일동) 조합원들도 이주비를 받아 본격적인 이주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의 이주에 따른 전세난이 해당 지역에서 인접 시·구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주민들이 이사할 만한 전세 아파트가 부족해지면서 전세금이 인접 지역에서 연쇄적으로 오르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금 시세가 1억 원을 밑돌던 서울 강남·강동구의 낡은 소형 아파트들이 올해 상반기에 상당수 철거되면서 올해 1∼6월 강남 4구 아파트의 평균 전세금은 이미 7.5% 이상 올랐다. 강동구에서 빠져나가는 전세 세입자들의 상당수는 과천시와 성남시, 구리시 등으로 옮겨 가고 있다.
또 다음 달 이주를 앞둔 개포시영아파트(서울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 아파트에서 이주를 마친 300여 가구 중 90% 이상이 경기 성남·안양시 등 경기 지역으로 이사했다. 강남구로 이주한 주민은 10% 미만이다. 강남 재건축 이주민의 약 75%가 강남권 내에서 움직이던 과거(2008년 서울시 자료)와 다른 모습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이주할 강남권 재건축 단지 주민 대부분이 세입자인 점도 전세난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내년에 이주할 단지 대부분은 1970∼80년대 초반에 주택 분양가 원가연동제(주택 분양 가격을 건축 원가에 연동시키는 제도)에 따라 저렴하게 지어진 주공아파트들로 대부분이 전용 59m² 이하 소형이다. 또 개포시영아파트와 고덕주공3단지의 세입자 비율은 각각 90%와 60%에 이른다. 1억 원 안팎의 보증금을 내고 이들 아파트에 살던 세입자들이 강남권 내에서 그만한 시세의 전세 아파트를 구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들 단지에서 떠나야 하는 세입자들이 수도권 외곽의 연립주택에 대거 몰릴 것”이라며 “재건축의 결과로 세입자 주거의 질이 낮아지는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와 경기 지역 지자체들이 협의를 통해 재건축 단지들의 이주 시점을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9월 한 차례 강남권 3개 단지의 이주 시점을 조정했지만, 재건축 아파트 주민들의 이주 반경이 넓어지는 만큼 경기권 지자체들과의 연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준용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내년 상반기에 이주 단지가 많은 서울과 과천·광명시 등 경기 남부권 지자체들이 기존 아파트의 철거와 새 아파트 입주 시점을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댓글 3
추천 많은 댓글
2015-12-07 07:45:48
강남 과천시뿐만 아니라 전국의 전세대란이라고 봐야 합니다. 20년 지난 아파트가 전국에 반 이상입니다. 30년 이상 아파트만 해도 전세대란입니다. 조금씩 조금씩 아파트 재건축했어야했습니다. 한국은 아파트 재건축만해도 경제가 죽을 이유가 없습니다
2015-12-07 08:46:13
노상 전세대란 걱정하며 노무현이후 이제까지 재건축을 미루어온 부작용아닌가?어짜피 거쳐야 할건 미리미리 거쳐야하는데 두더지 두드리듯 막고 때리다가 이제는 한꺼번에 일어나니 속수무책일뿐 폭탄돌리기 한 각 정권의 무책임
2015-12-08 00:23:43
한국 GDP가 U$30,000이면서 가난한이유. 유럽 고층아파트 80-100년, 저층 100-150년 재건축 . 한국 20-30년 재건축. 유럽은 한국보다 4-5배 아파트건물 수명길다 . 한국 GDP U$30,000 은 유럽 U$13,000 국과 동일.허수에 춤추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