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진을 거듭했던 수출이 내년에도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에 세계 경제가 선진국 중심으로 회복돼도 신흥국 의존성이 강한 한국의 수출이 빠르게 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6일 발표한 ‘12월 경제동향’에 따르면 최근 수출지표가 다소 나아진 것은 선박 수출 증가로 인한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하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10월 수출이 작년 동월대비 15.9%나 급감했다가 11월에 감소 폭(―4.7%)이 다소 줄었지만 이를 전반적인 수출 개선의 신호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KDI는 “선박을 제외한 수출은 여전히 10%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수출여건이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 3.1%인 세계경제 성장률이 내년에 3.6%로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한국의 수출이 올해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경제주평을 통해 내년 한국 수출액이 5550억 달러로 올해(5342억 달러·전망치)보다 3.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여전히 2014년 수출액(5727억 달러)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세계경기가 살아나더라도 과거처럼 빠르게 한국의 수출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국 산업이 각각 가격과 기술력 면에서 중국, 일본에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주요 업종별 단체와 협회 30곳을 대상으로 한중일 경쟁력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한 단체 24곳 중 79.2%(19곳)는 한국의 기술력이 중국에 이미 추월당했거나 3년 내에 추월당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가격경쟁력 면에서 중국에 뒤처진다는 응답은 87.5%(21곳)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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