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어준다며 슬쩍…금감원, 해외 신용카드 사용 주의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7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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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객이 늘면서 여행 중 신용카드를 도난당하거나 잃어버려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A 씨는 헝가리 여행 중 현지 경찰을 사칭한 남성들에게 신용카드를 도둑맞았다. 이 남성들은 A 씨가 마약을 갖고 있는 게 아닌지 검사해야 한다며 가방을 뒤지더니 신용카드를 찾아냈다. 그들의 강압적인 말투에 당황한 A 씨는 신용카드를 건네고 비밀번호까지 알려주고 말았다. 이들은 빼돌린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은 뒤 사라졌다.

B씨는 프랑스 파리 여행 중 에펠탑 앞에서 한 외국인으로부터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자신도 파리 여행 중이라며 친근하게 다가오기에 B 씨는 의심 없이 사진을 찍어주는 데만 몰두했다. 하지만 숙소에 돌아와 보니 신용카드가 사라져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7일 해외 신용카드 부정사용 사례가 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A 씨나 B 씨처럼 현지 경찰을 사칭하거나 관광객인 척 접근해 신용카드를 빼돌리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 요금 폭탄을 맞는 사례도 있다. C 씨는 해외 출장 중 신용카드로 택시요금을 결제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야 130만 원이나 청구된 것을 알았다. 호객꾼에 이끌려 들어간 음식점이나 술집에서 바가지요금을 결제한 경우도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어떤 경우라도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려줘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신용카드를 도난당하거나 잃어버려 부정사용이 발생한 경우 카드사가 대부분 고객에게 책임을 묻지 않지만 비밀번호가 유출됐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카드 결제나 현금서비스는 아무리 도난·분실한 카드여도 고객이 카드대금을 물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택시를 이용하거나 호텔 체크아웃 시에는 요금 및 영수증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도둑맞거나 잃어버렸을 때는 곧바로 카드사 콜센터에 연락해 카드 사용정지 신청을 해야 한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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