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흔든 유니온페이, 한국 노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8일 03시 00분


‘간편결제 戰場’ 중국 상하이 가보니

스마트폰 터치, 1초만에 결제 끝 중국 상하이 푸둥의 맥도널드 매장에서 한 고객이 유니온페이 ‘퀵패스’를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햄버거 값을 결제하고 있다. 카드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가까이 갖다 대는 것만으로도 결제가 이뤄진다. BC카드 제공
스마트폰 터치, 1초만에 결제 끝 중국 상하이 푸둥의 맥도널드 매장에서 한 고객이 유니온페이 ‘퀵패스’를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햄버거 값을 결제하고 있다. 카드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가까이 갖다 대는 것만으로도 결제가 이뤄진다. BC카드 제공
4일 오후 2시 화려한 마천루가 위용을 뽐내는 중국 상하이(上海) 금융중심가 주변 맥도널드 매장. 상하이 푸둥(浦東)에 사는 중국인 구줘(谷卓·31) 씨는 버거세트를 고른 뒤 스마트폰을 꺼내 단말기에 갖다댔다. ‘삑’ 소리와 함께 1초 만에 영수증이 출력됐다. 유니온페이(은련)의 간편결제서비스인 ‘퀵패스’를 이용해 결제한 것이다. 가맹점에서 신용카드나 현금이 없어도 카드정보가 입력된 휴대전화만 있으면 손쉽게 결제할 수 있다. 구 씨는 “퀵패스를 쓸 수 있는 가맹점이 많아 지갑을 놓고 나와도 걱정이 없다”라고 말했다.

8월 국내에서 삼성페이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 예비인가를 받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는 등 한국의 모바일 결제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상하이에서는 이미 한발 앞서 ‘간편결제 전쟁’이 한창이었다. 알리페이, 위챗페이(텐페이)가 온라인 결제를 넘어 오프라인까지 치고 들어가자 신용카드 업체인 유니온페이도 퀵패스 서비스를 내놓고 삼성페이와 손잡는 등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 中 시장, 지갑 대신 휴대전화

지갑을 들고 다니는 풍경은 중국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KOTRA 등에 따르면 중국의 2014년 모바일 결제총액은 전년 대비 50% 증가하며 8조 위안(약 1440조 원)을 돌파했다.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 성장의 원동력은 핀테크 기업들이 제공하고 있다. 가입자 8억 명을 거느린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 결제는 물론이고 모바일 앱을 통해 교통요금, 공공요금, 오프라인 쇼핑 등의 결제를 지원하며 모바일 결제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텐센트 역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위챗을 바탕으로 위챗페이의 세를 불려가고 있다.

이에 맞선 유니온페이의 승부수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의 터치형 결제서비스 ‘퀵패스’다. IC칩이 내장된 플라스틱 카드나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갖다대면 결제가 완료되며 1000위안(약 18만 원) 미만 소액을 결제할 때에는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도 없다.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시설 및 대형마트 백화점 패스트푸드점 재래시장 등 중국 내의 다양한 오프라인 가맹점에 퀵패스용 단말기 600만 대가 설치돼 있다.

웨어러블 기기로도 퀵패스 사용이 가능하다. 결제기능을 갖춘 헬스케어밴드는 올해 5월 판매 개시 이후 이미 4만 대나 팔려나갔다. 유니온페이가 코둔사와 협력해 개발한 제품이다. 유니온페이는 스위스 시계브랜드 스와치와 공동으로 카드칩이 내장된 시계 ‘벨라미’도 개발해 내년 1월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휴대전화나 스마트워치가 아닌 일반 시계로도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푸둥의 유니온페이 본사에서 만난 둥리(董力) 유니온페이 인터내셔널 부총재는 “알리페이가 우리의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어 삼성페이와 제휴를 맺는 등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둥 부총재는 “삼성페이와는 제휴계약 체결을 완료했으며 애플페이와도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 한국에서도 중국발 ‘페이 전쟁’ 불 붙는다

중국 결제업체들은 그동안 키워온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유니온페이는 BC카드와 협력해 6월부터 한국에서 퀵패스카드 발급을 시작했으며 이미 동대문 두타 쇼핑몰, GS25 편의점 등 8600여 개 가맹점에 퀵패스 결제단말기를 설치했다. 유니온페이는 연말까지 한국을 포함해 홍콩, 마카오 등 해외에서 퀵패스 단말기를 5만 대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앞서 5월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 역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형 알리페이를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들도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한국에서도 곧 ‘페이 전쟁’이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K-뱅크는 영세가맹점도 단말기 없이 휴대전화로 카드결제를 받을 수 있는 ‘익스프레스 페이’를 내놓을 계획이다. 텐센트가 주주로 참여한 카카오뱅크는 수수료 없는 간편결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결제대행업체(PG) 등을 끼지 않고 바로 소비자의 돈이 상인에게 송금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상하이=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간편결제#중국#유니온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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