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이 7일 오후 중앙대 법대 대강의실 강단에 섰습니다. ‘베테랑’이란 단어에 100여 명의 학생들 눈빛이 반짝였습니다. 16만 회원사를 대표해 대통령 해외 순방에 단골로 동행하고, 각종 기업 관련 행사에 참여하느라 분초를 쪼개 사용하는 상의 부회장이 왜 대학생들 앞에 섰을까요.
“1300만 명이 관람한 영화 베테랑이나 인기 TV 드라마를 보면 기업인의 모습이 한결같이 부정적입니다. 회장님은 인자한 얼굴 뒤에 추악한 내면을 숨긴 인물로 묘사되고, 사모님은 고상한 외모 뒤에서 속물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실제는 어떨까요.”
이 부회장은 ‘한국 기업 톡톡톡’이란 제목을 붙인 파워포인트 자료를 하나하나 넘기며 한국 기업 이야기를 풀어갔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병철 삼성 창업주에게 ‘기업의 역할이 무엇이냐’고 물었던 일화도 소개했습니다. 이 창업주는 “사업을 일으켜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생계를 보장해 주고, 세금 납부를 통해 국가 운영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합니다.
이 부회장은 “현실에서는 피부암으로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부도 난 회사를 살리겠다며 죽기 살기로 회사를 정상화시킨 대기업 회장, 개도국에 ‘착한 기술’을 나누는 최고경영자(CEO) 등과 같은 모습이 대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래를 이끌어갈 대학생들이 현실 속 기업과 기업인을 근거 없는 불만과 편견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강연 직후 공항으로 향한 이 부회장은 베트남 출장 뒤 10일 오전에 귀국해 그날 오후 세종대에서 또 강연합니다. 2011년 11월에 첫 대학 강연을 한 이후 지금까지 대학 5곳, 기업 8곳에서 강연했습니다. “굳이 상의 부회장이 직접 강연에 나설 필요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최근 기업 호감도가 44.7점으로 조사될 정도로 형편없습니다. 대내외 경제 환경이 좋지 않아 기업들이 사업계획을 못 짜고 있을 정도인데 국민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아서 되겠습니까. 기업 재평가가 이뤄질 때까지 계속 강의할 계획입니다.” 이 부회장의 답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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