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부동산 전망①] 올 분양시장 ‘후끈’ 내년 ‘차분’

  • 동아경제
  • 입력 2015년 12월 9일 14시 47분


최근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에서 분양한 ‘한양수자인’ 견본주택 현장.
최근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에서 분양한 ‘한양수자인’ 견본주택 현장.
올해 새 집을 장만하려는 청약 열기는 한 여름 햇살처럼 뜨거웠다. 많은 분양물량이 공급되면서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의 눈도 즐거웠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지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한 전국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11.5대 1로 나타났다.(지난달 15일 기준) 지난 2013년에는 2.9대 1, 지난해에는 7.4대 1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올해 분양 호황은 수도권 1순위 요건이 2년에서 1년으로 완화되는 등 청약제도가 변경됐고, 지난 6월 0.25%포인트 기준금리가 내려간 뒤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1.5%로 동결되면서 장기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전세난까지 더해지면서 많은 세입자들이 내 집 마련 수요로 몰렸다.

실제로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1순위로 청약통장을 사용한 사람은 모두 351만904명으로 지난해 156만8139명보다 124%나 늘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건설사들은 올해 전국에서 50만여 가구에 달하는 분양물량을 쏟아냈다. 이는 지난 2000년 분양물량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그러나 내년 분양 시장은 한풀 꺾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주택산업연구원의 ‘2016년 주택시장 전망’을 보면 내년 분양물량은 35만가구로 올해보다 3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올해 건설사들이 많은 분양물량을 쏟아낸 만큼 내년 물량은 20~30만 가구로 줄어들 것”이라며 “금융권이 집단대출 규제를 하지 않겠다고 방향은 잡았지만, 조기에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부담이 있고 기존 대출도 있다면 청약을 꺼릴 것”이라고 올해보다 분위기가 차분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는 금리인상이나 대출규제 등 시장여건이 안 좋아지면서 수요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며 “분위기를 지켜보고 있지만 올해보다 분양 물량은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년에 분양가 조정이 어떻게 되는지도 관건이다. 올해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엘시티더샵’의 평균 분양가는 4582만 원으로,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한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 4306만 원보다 200여만 원 높게 책정돼 고분양가 논란을 낳은 바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 PB센터 부센터장은 “올해 수도권은 경제위기 이후 최대호황기였다. 내년에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라며 “다만 내년에 분양가를 어떤 수준에서 책정하느냐가 열기를 이어가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가분양 논란을 일으킨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 견본주택 현장. (자료:동아일보DB)
고가분양 논란을 일으킨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 견본주택 현장. (자료:동아일보DB)
문정우 동아닷컴 기자 apt06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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