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을 바탕으로 체험과 관광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을 만들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각종 과일이나 곡물, 토산품들이 대부분 특정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생산돼 고유한 분위기와 문화가 함께 자리 잡은 경우가 많기 때문. 주말을 이용해 놀이와 교육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수요가 늘면서 ‘에듀팜(edu-farm)’ 등으로 불리는 체험교실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강원 횡성에 위치한 에덴양봉원은 꿀을 소재로 한다. 대를 이어가며 50년 넘게 양봉을 해온 농가에서 각종 꿀 선물세트와 프로폴리스, 로열젤리 같은 제품 생산 외에 꿀벌학교를 만들고 벌꿀을 채취하는 학습장을 운영하고 있다. 환경오염으로 사라져가는 벌의 중요성을 가르치며 환경 교육도 시킬 수 있다는 점을 에덴양봉원 측은 강조한다.
경기 남양주시 대가농원은 유기농 딸기와 감자 고구마 같은 생산 작물을 100% 체험사업에 사용한다. 적자에 허덕이던 농장의 매출이 체험사업을 시작한 이후 3배 이상 증가하는 것을 본 농장주가 체험학습에 집중해왔다. 방문객들은 딸기를 직접 따서 잼과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떡메치기와 두부 만들기 체험 같은 농가체험도 함께 해볼 수 있다. 매년 2만 명 이상이 다녀가는 수도권의 대표적인 체험농장으로 꼽히는 곳이다.
경기 양평의 다물한과는 전통 방식으로 제조하는 전통한과를 앞세웠다. 찹쌀을 반죽해 꽈리 모양을 만들고 식용유에 튀긴 뒤 조청과 튀밥을 묻혀내는 과정의 일부는 일반인도 제한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유치원생뿐 아니라 인근 군부대와도 연계해 군인들의 체험활동을 실시하기도 했다. 개인이 소규모로 운영하는 체험농장 외에 마을 전체가 조합의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는 곳도 적지 않다. 마을 단위로 투자해 굵직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경남 창원에 있는 ‘감미로운 마을’의 핵심은 단감. 감을 따서 단감와인과 단감파이, 감식초를 만들고, 감잎차를 만들어 마셔보는 등의 활동들이 준비돼 있다. 감 외에 계절별로 딸기와 수박 토마토 등 다른 과일과 야채를 활용하는 등 농촌체험의 종류만 65가지에 달한다.
이곳은 ‘우프(WWOOF) 호스트 마을’로 지정돼 있는 것도 특징. ‘전 세계 유기농가 체험’이라는 영어의 줄임말인 우프는 여행객이 농가에 들어가 하루 4∼6시간 일하고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받는 프로그램이다. 홈페이지 정보를 보고 찾아와 농가에 머무는 외국인들과 길에서 심심찮게 맞닥뜨리게 된다.
이 밖에 경기 파주의 산촌생태관광마을은 머루, 충남 서천의 달고개 모시마을은 모시, 강원 양양의 해담마을은 표고버섯 등 특산품을 활용해 관광과 생태체험 등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부분의 마을, 농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계절별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체험 지도자들이 진행하는 활동 중에는 예약을 해야 하는 것들도 있다. 5000∼1만2000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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