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CES)에서 고급형 웨어러블 기기인 ‘삼성 기어S2 프리미엄’을 공개한다. 10월 출시한 기어S2에 더해 프리미엄 버전을 추가로 내놔 애플워치 등 경쟁 제품에 빼앗긴 웨어러블 시장 점유율을 되찾아 오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9일 시행한 ‘2016년 정기 조직개편’에서 무선사업부 산하에 ‘모바일인핸싱(Mobile Enhancing)팀’을 신설했다. 스마트폰과 연계해 새로운 먹을거리를 창출하는 신사업팀으로,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팀장(부사장)이 팀장을 겸임해 웨어러블과 스마트폰 액세서리 신제품의 상품기획부터 전략, 마케팅, 영업 등을 모두 담당한다. 10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R5 연구소에서 만난 이 부사장은 “커진 의무감만큼이나 걱정도 많다”며 “아직 웨어러블 시장 자체가 인큐베이팅이 더 필요한 만큼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시장의 분위기를 띄우라는 미션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첫 원형 스마트워치인 기어S2를 공개한 삼성전자는 10월 한국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면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데에 주력해왔다. 이 부사장은 “웨어러블의 주요 소비자층인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에 태어난 소비력이 강한 세대)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용법을 가르쳐주는 트레이닝 영상 등을 잇달아 공개했다”며 “일반 소비자들도 웨어러블에 보다 익숙해질 수 있도록 상하이, 상파울루, 런던, 호찌민, 두바이 등 17개국 주요 도시에서 체험 스튜디오도 운영했다”고 했다.
연말 성수기를 맞아 삼성전자는 파리와 런던, 싱가포르 등 주요 글로벌 도시의 랜드마크에 기어S2의 대형 광고 조형물을 세우는 크리스마스 마케팅에도 돌입했다. 이 부사장은 “이제까지의 투자를 밑거름 삼아 내년 1월 기어S2 프리미엄 공개를 기점으로 ‘진짜 시작’을 한다고 내부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기어S2 프리미엄은 소재나 기능 등이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된 고급형 제품이다. 웨어러블 시장의 대중화를 위해 기어S2를 30만 원대의 전략적 가격으로 내놨던 삼성전자가 이제 소비자층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가격대도 더 다양하게 선정한 것이다.
이 부사장은 차기작의 디자인에 대해 “크기가 너무 커도 안 되겠지만 일반 시계와 달리 e메일 확인부터 메시지 전송까지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적정한 크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마트폰이 3인치대에서 6인치대까지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적당한 크기를 찾아내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듯 웨어러블도 그런 과정을 거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웨어러블 선구자였던 삼성전자가 올 초 신제품을 내놓지 않아 경쟁사들에 시장을 일부 내준 것이 사실”이라며 “내년 목표는 ‘웨어러블’이라고 했을 때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삼성전자 기어 브랜드를 떠올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평범한 사람들도 일상에서 쉽게 쓸 수 있도록 하는 ‘대중성’이 우리 마케팅의 핵심”이라며 “뉴스, 헬스, 대중교통, 뱅킹 등 생활에 없어선 안 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늘려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모두 하나씩 손목에 차고 다니는 제품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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