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한도-횟수 제한… 중도금 대출도 조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7일 03시 00분


2016 경제정책방향-금융

내년부터 집을 소유한 적이 있거나 부모에게 물려받은 집이 있는 신혼부부도 주택구입자금 대출(디딤돌 대출)을 받을 때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이에 따라 2억 원을 대출받을 경우 연간 40만 원의 이자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대신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이뤄지는 중도금 집단대출의 보증 요건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가 16일 내놓은 ‘2016년 경제정책방향’에는 가계·기업부채 관리를 엄격히 하면서도 자금이 꼭 필요한 수요자에게 금융 지원을 늘리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은행 영업시간을 늘리고 실손의료보험금 청구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방안도 포함됐다.

○ 총부채는 줄이되 필수 지원은 늘린다

정부는 내년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 조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1인당 보증 한도를 3억 원 안팎으로 제한하고 보증 횟수도 2회 안팎으로 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집단대출이란 신규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에게 집단적으로 나가는 대출이다. 보증기관이나 시행사·시공사가 보증을 서 대출이 진행되기 때문에 대출 심사 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으며 대출금리도 낮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앞서 14일 주택담보대출 심사기준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이 기준을 집단대출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주택도시보증공사의 1인당 보증 한도 및 건수에 제한을 둠으로써 분양시장의 투기 수요를 걸러내고 집단대출 시장이 과도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을 막을 방침이다. 이에 따라 보증 한도가 넘는 대출을 받거나 여러 채의 집을 분양받을 때는 신용대출을 받거나 시공사의 보증을 별도로 이용해야 한다.

내 집을 장만하려는 실수요자에 대한 금융 지원은 늘린다. 지금까지 집을 보유한 적이 없는 신혼부부에게만 제공했던 디딤돌 대출 우대금리(기준 대비 0.2%포인트 할인) 제공을 확대한다. 이에 따라 부모에게 집을 상속받았거나 집을 사고판 경험이 있는 신혼부부도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신혼부부 등이 3억 원 이하 주택을 살 때 받을 수 있는 디딤돌 대출 한도가 집값의 60%에서 70%로 늘어난다. 기존 대출 한도를 계산할 때 적용했던 최우선변제 보증금 등을 감안하면 3억 원짜리 집을 살 때 받을 수 있는 대출금액이 현재보다 3200만 원 늘어나는 셈이다.

○ 서민 자산 형성 적극 지원

내년부터 퇴직연금기금에 가입한 종업원 30인 이하 중소기업은 정부에서 퇴직급여 부담금 및 수수료를 일부 지원받는다. 또 개인연금법을 제정해 연금 수급 요건(55세 이상인 경우 등)을 갖춘 사람이 퇴직할 때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의 돈을 개인연금 계좌로 이체할 수 있도록 두 계좌 간의 ‘칸막이’를 없앤다. IRP와 개인연금 간 계좌 이체 시 세금 납부 시점도 최대한 늦춰 주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목돈으로 IRP 계좌의 퇴직금을 찾지 않고 개인연금 계좌에 넣어 연금처럼 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10년간 근속한 퇴직자가 1억 원의 IRP 퇴직금을 개인연금으로 돌릴 경우 세금 부담을 30∼40%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초수급자가 매월 10만 원씩 적립하면 정부 지원금을 받는 희망키움통장의 지원 대상은 올해 3000가구에서 내년 5000가구로 확대되고, 지원금도 월 27만5000원에서 30만 원으로 인상된다.

금융시장 내 경쟁을 통한 소비자 편익 활성화 조치도 눈길을 끈다. 환자가 동의하면 병·의원이 보험사에 진료비 명세를 보낼 수 있도록 해 실손의료보험금 청구 절차를 간소화한다. 증권·보험사의 외국환 업무를 전면 허용하고, 일반 손해보험만 다루는 신규 보험회사의 설립을 허용해 경쟁을 유도할 방침이다.

기업의 배당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주요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모범규준도 제정할 계획이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라 연쇄 피해를 볼 수 있는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신용보증기금을 통한 보증 지원을 실시해 자금 융통의 일시적 애로를 해소할 방침이다.

이상훈 january@donga.com·장윤정 기자
#보증#중도금#대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