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연차에 관계없이 모든 사무직을 희망퇴직 대상으로 하는 기존 방침을 16일 철회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사진)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조찬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신입사원에 대한 보호조치를 계열사(두산인프라코어)에 지시했다. 절박한 위기감은 이해하지만 신입사원까지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하지는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입사원의 구체적인 연차에 대해서는 “1, 2년 차 정도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두산인프라코어는 즉각 2년 차 이하(지난해 1월 1일 이후 입사자) 직원 88명을 희망퇴직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이들 중 28명은 이미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통상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사측의 승인절차를 거쳐 곧장 퇴직처리된다. 이 회사는 이미 퇴직처리된 1, 2년 차 직원들에 대해서는 결재를 철회하는 방식으로 신청을 반려하기로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건설기계 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25% 이상, 중국 시장은 50% 이상 축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월과 9월 과장급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해 각각 180여 명, 200명이 퇴사했다. 지난달엔 기술직 450여 명이 희망퇴직했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달 희망퇴직을 거부한 기술직 직원 21명을 7일 대기발령하고 매일 A4용지 5장 분량의 ‘회고록’을 쓰고 명상을 하게 하면서 사실상 퇴직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회사 측은 또 대기발령자에게 휴대전화를 반납한 채 교육을 받도록 하면서 △휴대전화 수거 불응 △잦은 용변으로 화장실 이용 △시간 못 지킴 △잡담, 자리 비우기, 지시 불이행 등을 했을 때 경고장을 받고, 경고장을 3장 받으면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두산그룹의 모든 교육에선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교육이 끝난 뒤 찾아가도록 하고 있다.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서 16일 오후부터 개인 소지를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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