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광고 마케팅 시장에 인터넷 스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K3 광고에 최군 등 아프리카TV BJ를
캐스팅했다.(위쪽 사진) 독특한 게임 영상으로 팬을 모아온 유튜브 스타 대도서관은 코카콜라 100주년 프로모션을 함께 진행했다.
인터넷 화면 캡처
그동안 유명 배우나 가수 등 소위 ‘A급 스타’를 광고 모델로 모셔오기 위해 경쟁했던 기업들이 인터넷 스타들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 인터넷 스타들이 ‘20∼40대 연령층에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콘텐츠’라는 것을 인정했다는 뜻이다.
○ 달라진 대기업
기아자동차는 지난달 아프리카TV 개인방송운영자(BJ·Broadcasting Jockey)인 ‘최군’ ‘춤추는 곰돌’ ‘버블디아’ 등과 함께 K3 브랜드 홍보 영상을 제작했다. 기아차가 이들과 각각 제작한 영상의 공통 키워드는 ‘열정’이다.
무명 개그맨이었다가 인터넷 스타로 떠오른 BJ 최군, 뚱뚱한 씨름선수에서 거리의 춤꾼으로 변신한 춤추는 곰돌, 오디션에서 수백 번 떨어졌지만 굴하지 않고 인터넷 방송에서 노래를 시작해 수만 명의 팬을 확보한 버블디아 등도 모두 ‘열정’으로 인터넷 스타가 된 인물들이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BJ들은 오타쿠(마니아) 세상 속 스타라는 인식이 강해 대기업 광고모델이 된다는 것은 꿈도 못 꿨다”라며 “기아차가 인터넷 스타의 성공 스토리로 홍보영상을 제작한 것은 인터넷 스타들을 향한 인식이 변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 웹 전용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도
온라인 음원 포털 소리바다는 아프리카TV BJ 철구, 로이조, 이설 등과 함께 리얼리티 쇼를 제작했다. 이들은 소리바다 영업3팀 자격으로 실제 판매왕에 도전한다. 소리바다는 BJ들이 매회 미션을 풀어가는 과정을 생방송으로 보여준다. 4회분 시청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웬만한 광고 못지않은 마케팅 효과를 누리고 있다.
유튜브 스타 ‘대도서관’은 5월 코카콜라와 함께 ‘황금 코카콜라 병을 찾아라’라는 영상을 제작했다. 코카콜라가 전 세계 2500개 한정 판매한 코카콜라 병을 대도서관이 직접 찾아 나서는 내용이다. 영상 제작은 대도서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황금 코카콜라 병을 찾는다는 글을 올리면서부터 시작됐다. 글을 본 코카콜라 측이 ‘일본에서 구할 수 있다’는 댓글을 달았다. 대도서관이 “24시간 안에 찾으면 여행경비를 지원해달라”고 제안했고 코카콜라가 이를 승낙했다. 이 과정은 모두 생중계되며 화제가 됐다.
○ 젊은층을 직접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기업들이 인터넷 스타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것은 모바일과 PC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 익숙한 10대와 20대를 직접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실제 KT경제경영연구소가 7월 발표한 ‘영상시청 패러다임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10대와 20대의 TV 외 기기(모바일, PC 등)를 통한 영상시청 비율은 각각 58.8%와 53.8%로 절반을 넘어섰다.
기성 모델로 포화상태가 된 광고 시장을 인터넷 스타의 참신함으로 공략할 수 있다는 점도 이유다. 전통 미디어 속 광고에는 주로 A급 모델들이 중복 캐스팅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차별화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기업으로서는 웹 콘텐츠 수요 증가와 더불어 떠오른 인터넷 스타를 광고 모델로 주목했다.
광고회사인 이노션 윤평강 차장은 “실시간 스트리밍에 익숙한 인터넷 스타들은 기존 TV스타와 달리 이용자들의 반응에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나’와 ‘소통’이 가능한 존재라는 인식을 만들었다”라며 “콘텐츠에 대한 질적 개선 노력이 계속된다면 향후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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