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실수’라는 표현이 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품질도 훌륭한 제품이 나오면 이를 실수로 만들어진 것이라 조롱하는 의미로 쓰이는 표현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샤오미의 행보를 보면 더는 이런 표현이 적절하지 않은 듯하다.
샤오미는 창업 5년 만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샤오미의 기업 가치는 창업 5년 만에 200배로 성장했고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샤오미가 접수했다. ‘좁쌀’이라는 뜻의 샤오미는 스마트폰 시장 진출 초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서 인기를 얻었다. 샤오미는 온라인 판매만을 고집해 오프라인 유지 비용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샤오미 성장세의 원인이 저가 정책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샤오미는 시작부터 애플을 벤치마킹하며 덩치를 키웠다. 애플의 제품은 물론이고 제품의 포스터 디자인, 체험 매장의 인테리어도 애플을 따라 했다. 덕분에 깔끔한 디자인과 탁월한 소프트웨어로 승승장구했다. 특히 다른 경쟁 모바일 기업들이 스마트폰 판매량으로 승부를 보려는 것과 달리 샤오미는 애초에 애플처럼 되기 위해 모바일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정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신간 ‘샤오미처럼’(반석지심 지음·책비)은 샤오미를 반값 스마트폰이나 보조 배터리를 만드는 업체로 이해해서는 이 회사의 성공 방정식을 풀 수 없다고 설명한다. 오히려 샤오미는 하드웨어와 펌웨어의 이상적인 결합, 최상의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기업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전례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책은 이런 샤오미의 창업 전략을 ‘트라이애슬론 모델’이라고 부른다. 실제 샤오미는 ‘미유아이’ 등의 소프트웨어와 독립 앱스토어를 운영하며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책은 또 샤오미의 ‘팬덤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다. 샤오미는 애플 팬에 버금가는 ‘미펀’이라는 온라인 서포터스가 있다. 중국에만 샤오미를 지지하는 미펀이 1000만 명이다. 그들은 샤오미 전도사가 돼 온라인에서 제품을 퍼뜨리고 알아서 광고한다. 샤오미의 고객 중심 마인드와 매주 업데이트되는 소프트웨어에 감동한 자발적 팬덤이다. 샤오미는 이 충성 고객들의 의견을 바로바로 제품에 반영하며 더 많은 팬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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