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ic Review]㈜싸이몬, 과감한 R&D와 인재의 힘, 우리 기술로 세계와 겨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9일 03시 00분


자체개발한 산업자동화 기술로 글로벌 ‘강소기업’ 우뚝
중동과 북미시장 진출 위해 다각도의 해외 개척 노력에 최선

다양한 전시회를 통해 싸이몬 제품을 대내외적으로 널리 알리고 있다.
다양한 전시회를 통해 싸이몬 제품을 대내외적으로 널리 알리고 있다.
싸이몬 연구개발의 산실인 연구소의 모습.
싸이몬 연구개발의 산실인 연구소의 모습.

중소기업이 글로벌 기업에 도전하는 것을 흔히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속담에 비유한다. 특히 첨단 기술력이 필요한 산업 분야의 경우, 중소기업이 시장에 진입해 입지를 굳히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고들 말한다.

이처럼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에 뛰어들어 순수 자체 기술만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국내 산업자동화 산업을 선도하는 산업자동화 전문기업 ㈜싸이몬(대표 안재봉)이다.

1999년 ㈜케이디티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싸이몬은 2013년 브랜드 이름인 싸이몬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브랜드와 사명을 통일했다. 설립 당시만 해도 산업시설, 공장, 건물 등에 사용되는 자동화 시스템은 외국산 대기업 브랜드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국내 대기업도 도전하기 힘든 산업자동화 시장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싸이몬은 미래를 위해 꾸준히 기술력을 개발해 나갔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시장의 싸늘한 반응뿐. 국내 기업의 기술력이 글로벌 기업의 기술력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시장의 인식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포기하고 시장에서 떠날 때, 싸이몬은 오히려 연구개발(R&D)에 과감하게 투자하며 국내 실정에 가장 적합한 산업자동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싸이몬은 자동화 공정에 필요한 통합관리용 소프트웨어인 SCADA와 산업용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산업용 컴퓨터 등 산업자동화의 핵심 제품들을 생산하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져 나갔다. 특히 SCADA와 PLC 모두 자체 개발 및 제조하는 국내 기업은 현재까지도 싸이몬이 유일하다.

또한 싸이몬이 개발한 터치패널 HMI 장비인 XPANEL은 국내 최초로 선박인증(한국선급·KR)을 획득했다. 선박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안전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인증을 받은 것이다.

싸이몬의 끊임없는 노력과 앞선 기술력은 시장의 인식까지 바꿔 놓았다. 외국 자동화 시스템을 사용하던 다수의 관공서 및 대기업에서도 싸이몬의 제품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싸이몬에서 생산하는 SCADA, HMI와 PLC는 공장자동화(FA) 단위 장비, 수처리 시스템, 전력 제어 시스템, 조명 제어 시스템, 공조 냉난방 감시 제어 시스템 등은 국내 산업자동화 전반에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싸이몬의 SCADA 프로그램은 6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싸이몬의 매출은 올해 400억 원을 예상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1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싸이몬은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해 꾸준히 인력 보강을 해왔으며 2012년부터 매년 20명씩 증원을 해오고 있다. 증원된 인력은 주로 연구개발, 품질보증 등 고급인력들이며 대졸 신입사원 위주로 채용하여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실업 해소에도 앞장서고 있다.

싸이몬은 기술력뿐 아니라 사후서비스도 강화했다. 외국 프로그램에 익숙한 기술자들에게 정기적인 프로그램 활용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트레이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누구나 편리하게 모바일에서 접속하여 문의사항을 해결하고, 기술 관련 자료를 확인할 수 있도록 모바일 고객 기술지원센터도 개설했다.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싸이몬은 해외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중동과 북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상당 기간 투자를 진행해 현지화 전략에 따라 그에 맞는 제품을 선보이며 수출량을 늘리고 있다. 얼마 전부터 경기지역 자유무역협정(FTA) 활용지원센터의 컨설팅 지원 사업을 통해 태국 바이어와 샘플 테스트를 하며 거래를 추진 중이며 앞으로 터키, 아세안, 독일, 페루 등 FTA를 통한 수출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싸이몬인들의 단합을 위한 한마음 체육대회.
싸이몬인들의 단합을 위한 한마음 체육대회.

싸이몬의 안 대표는 “싸이몬의 제품들은 가격경쟁력에서 타사 제품들보다 우위에 있으면서도 품질은 더 뛰어나다고 자신한다. 싸이몬은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는 글로벌 산업자동화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안재봉 대표 인터뷰▼

“사명감과 자긍심으로 일군 기업…

글로벌 경쟁 해낼 자신감 충만”



“외국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던 상황에서 시장에 뛰어들기란 쉽지 않았지만, 국내 기술로 국내 산업현장에 특화된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는 사명감을 가지고 회사를 설립했다.”

싸이몬을 설립한 안재봉 대표는 애국심이 없었다면 산업 자동화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라 말한다. 어렵고 힘든 길임을 알면서도 남다른 뚝심으로 도전에 도전을 거듭한 지 어느덧 16년. 싸이몬은 자동화 제어 토털 솔루션을 가진 국내 유일의 기업,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싸이몬의 성장 동력은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와 인재 개발이다. 매년 매출액 대비 10∼20%를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만 해도 500억 원이 넘는다.

인재 개발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안 대표는 “글로벌 인재가 글로벌 기업을 만든다는 일념으로 직원들에게 대기업 수준의 복지와 급여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고의 전문가를 육성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3년 LS산전에서 국내 최초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던 독보적인 경력의 소유자인 안 대표는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초보 개발자와 학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컴퓨터 전자 통신, 메카트로닉스, 전기 분야와 관련된 10여 종의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갈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 같다. 우수한 중소기업이 더 많아지기 위해서는 정부기관에서 외국 제품 대신 국산 중소기업 제품을 이용해주면 좋겠다. 정부기관에서 솔선수범하여 공급 장벽을 낮춰준다면, 중소기업들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이 많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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