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퇴직연금으로는 부족해?…노후준비의 핵심은 ‘이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8일 15시 07분


사고 및 운동 능력을 상실한 사람을 식물인간이라고 한다. 식물인간이 돼도 심장운동이나 호흡, 소화 기능 등은 멈추지 않는다. 생존에 가장 기초가 되는 이 같은 운동들은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알아서 조절하고 실행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의지와 상관없이 이뤄지는 운동을 ‘불수의운동(不隨意運動)’이라고 한다. 반면, 걷고 달리는 것처럼 우리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수의운동(隨意運動)’이라고 부른다. 온전한 삶을 누리기 위해선 불수의운동과 수의운동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노후생활을 영위하는데도 자동과 수동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자동이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수동은 개인연금을 말한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쌓이는 노후생활에 가장 기초가 되는 연금이다. 하지만 이런 ‘자동 연금’만 있으면 온전한 노후생활을 영위하기 힘들다. 더 인간다운 삶을 위해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수의운동이 필요하듯이 더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는 ‘수동 연금’인 개인연금이 필요하다.

국민연금은 가입 여부, 보험료 산정, 연금 수령 등 거의 모든 것이 자동적으로 이뤄진다. 연금 수령 시기는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하다. 60~65세 사이로 정해져 있지만, 조기노령연금제도나 연기연금제도를 활용하면 수령 시기를 최대 5년까지 당기거나, 늦출 수 있다. 빨리 받을 경우 당긴 기간에 따라 감액되고, 늦춰 받을 때는 미룬 기간에 따라 증액된다. 자신의 노후준비 상황에 따라 알맞게 선택하면 된다.

퇴직연금도 회사가 알아서 준비하고 쌓아준다. 국민연금과 마찬가지로 납입 금액, 수령 시기 등이 정해져 있다. 대신 운용을 회사에 맡길지(확정급여형·DB형) 내가 직접 할지(확정기여형·DC형)는 스스로 정할 수 있다.

DB형을 선택하면 회사가 연금을 운용하고, 운용 결과와 상관없이 사전에 정해진 연금액을 노후에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 장기근속이 가능하고, 임금인상률이 높을 때 유리하다. DC형을 선택하면 회사는 사전에 정해진 금액만 연금계좌에 넣어주고, 이에 대한 운용은 온전히 본인의 책임이다. 운용성과에 따라 노후에 받는 연금액이 달라진다. 임금상승률이 낮고 직장 이동이 빈번하거나, 임금상승률 이상의 운용수익률을 원할 경우 선택하면 된다.

개인연금은 사실상 노후준비의 핵심이다. 국민연금, 퇴직연금과 달리 원하는 연금액수에 맞춰 준비할 수 있다. 부족한 노후생활비는 스스로 의지를 갖고 개인연금을 통해 따로 준비해야 한다. 개인연금은 제한 없이 누구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상품이기 때문에 세제혜택을 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

불수의운동과 수의운동이 조화를 이뤄야 온전한 삶이 가능하듯이 자동연금과 수동연금의 조화가 행복한 노후생활을 가능하게 한다.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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