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국내증시 ‘지뢰밭’… 바이오-헬스케어 성장株 주목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9일 03시 00분


[2016 재테크시장 기상도]<하>리서치센터장 6人의 증시 전망

증권시장 전문가들이 바라본 내년 국내 증시는 한마디로 ‘지뢰밭’이다. 증시 흐름을 좌우할 변수가 많고, 각 변수가 가져올 충격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28일 동아일보가 설문조사를 진행한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6명이 내놓은 내년 국내 증시에 대한 전망은 크게 엇갈렸다. 내년 예상되는 코스피도 최저 1,700에서 최고 2,350까지 진폭이 컸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력, 신흥국 경기 회복, 국내 산업구조 개편 등을 내년 증시의 ‘3대 변수’로 꼽았다. 이들 변수의 흐름을 보며 내년 국내 증시의 최적 투자 시점과 유망 종목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엇갈리는 내년 증시 전망

전문가들이 주목한 내년 증시의 첫 번째 변수는 이번 달 7년 만에 끝난 ‘제로금리’ 충격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다. 내년 상반기(1∼6월)면 금리 인상 충격이 대부분 시장에 흡수되고, 올해 8월 이루어진 추경예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상고하저(上高下低)’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이번 금리 인상의 충격이 해소된 것을 확인한 뒤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가 하반기(7∼12월)보다 증시 흐름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리 인상의 충격이 상반기 내내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에 부담을 줄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금리 인상에 대응해 세계 각국이 본격적인 리스크(위기) 관리에 나서는 등 방어에 치중해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흥국 부채 상환이 상반기에 몰려 있는 점도 부담이다. 이를 무사히 넘기면 하반기에는 증시가 완만히 상승할 것”이라며 내년 국내 증시를 ‘하고상저(下高上低)’ 흐름으로 전망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기 회복 여부도 국내 증시의 흐름을 좌우할 변수다. 글로벌 투자가들은 한국을 여전히 신흥국으로 간주한다. 신흥국 시장이 불안해지면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이 돈을 빼 나가는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국 경제를 주목하고 있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제조업의 구조조정이 성공하면 원유 등 원자재 수요가 늘어 신흥국 경기가 한숨을 돌리게 될 것이지만, 반대의 경우 세계 경제가 더 심각한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체질 개선 성공 여부도 내년 국내 증시 흐름을 바꿀 요인으로 꼽힌다.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체질이 개선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 기업들이 늘어나면 다른 신흥국과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 투자가 늘어 미국 금리 인상의 충격이 완화될 수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에서 확실한 성과가 나지 않으면 투자가들이 한국 증시에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 산업 투자 유망


전문가들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성장동력 산업이 증시를 이끌어 가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바이오와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기 때문에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수년간 투자가 진행되면서 한미약품, 셀트리온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이 분야에서 성장 스토리를 갖춘 기업이 꾸준히 나타나고 관련 주가도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라는 거대 소비시장을 개척한 미디어콘텐츠, 화장품 업종도 성장성이 큰 유망 업종으로 꼽혔다.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자동차, 화학 업종에서는 전기차나 신재생에너지 등 신기술을 확보한 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계열사를 성장산업 위주로 재편하는 역할을 담당할 삼성, LG, SK 등 대기업의 지주회사도 유망 종목으로 꼽힌다. 유가가 바닥을 치고 반등에 성공하면 단기적으로 정유업종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처럼 변동성이 큰 증시에서는 1년 이내 단기 투자를 삼가고 고령화, 친환경, 중국 소비시장 등 메가 트렌드에 맞춰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건혁 gun@donga.com·주애진 기자
#재테크#증시#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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