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유통업계가 대내외적인 악재를 맞아 고전한 한해였다. 올해도 계속된 불황에 메르스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이는 고스란히 매출 타격으로 이어졌다. 유통업계는 연이어 대규모 할인행사를 마련하는 등 소비를 살리기 위한 처절한 노력을 해야 했다. 여기에 체험을 테마로 한 대형 매장을 늘리는 한편 배송을 강화하는 등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했다. 그 외에 모바일쇼핑과 1인가구 상품의 강세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 메르스 타격 회복에 총력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올해도 위기가 계속됐다. 경기침체와 소비패턴의 변화가 주된 원인이었다. 여기에 6월부터 9월까지 메르스 불안감이 커지면서 또 한번 울상을 지어야 했다. 롯데의 경영권 분쟁과 홈플러스의 개인정보 유출 및 매각 등 내부적인 과제도 터져 나왔다. 유통업계는 타개책 마련을 위해 하반기 대형 할인행사를 잇달아 마련했고 어느 정도 성과도 냈다. 10월 정부 주도로 열린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대거 참여했고, 직후엔 민간주도의 ‘K-세일데이’ 행사를 연이어 진행하며 특수를 이었다. 매장 형태에도 변화를 줬다. 소비자들의 체험을 강조한 대형화가 그 트렌드였다. 온라인쇼핑의 강세 속에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오프라인 쇼핑의 가치를 주기 위한 시도였다. 6월 오픈한 일산 이마트타운과 8월 문을 연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대표적이다.
● 대세는 ‘모바일’
온라인쇼핑 부문도 올해 큰 변화가 있었다. 무엇보다 올해를 기점으로 PC에서 모바일로 중심축이 완전히 옮겨갔다. 통계청에 따르면, 1∼3분기 누적 모바일쇼핑 시장 거래액은 약 17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 가운데 46%를 차지한 수치다. 주요 오픈마켓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어났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1월 11번가의 모바일 순방문자는 월 1000만명을 돌파했고, 11월엔 모바일 비중이 50%까지 치솟았다. G마켓과 옥션 등도 모바일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G마켓의 경우 최근 백화점 상품을 만나볼 수 있는 ‘모바일 백화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배송 경쟁도 빼놓을 수 없는 이슈다. 소셜커머스 쿠팡은 자체 배송인력을 통한 로켓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물론 물류협회 등과의 갈등으로 잡음을 낳기도 했지만 이후 옥션 등 오픈마켓은 물론 홈쇼핑과 대형마트 등이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기폭제가 됐다. 여기에 티켓몬스터의 슈퍼마트 등 온라인에서 생필품을 취급하는 사업자와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도 주목할만한 변화다.
● 편의점 “불황은 없다”
편의점업계는 때 아닌 호황을 누렸다. 불황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했다. 주요 편의점 3개사는 올해에만 2000개가 훌쩍 넘는 신규 점포를 출점했다. 다만 각 개별점의 매출하락 등 출혈경쟁 우려가 나온 점은 해결과제로 꼽힌다. 편의점 호황을 견인한 것은 1인가구다. 편의점업계는 1인가구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다. 특히 자체브랜드(PB) 상품의 인기가 높았다. 세븐일레븐의 ‘혜리도시락’ 등 인기 스타를 활용한 먹을거리 경쟁도 뜨거웠다. 최근 CU가 내놓은 ‘백종원 도시락’은 출시 2주 만에 1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