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취임한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52·사진)는 그로부터 석 달 뒤 롯데마트 창립 기념식(4월 1일)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2012년 4월부터 시작된 의무휴업이 없었으면 예전의 성장세를 유지했을 것이라고 자신하는지 돌아보라”고 역설했다. 평소의 부드러운 이미지와는 다른 냉정한 모습이었다. 김 대표는 온라인에서도 다 살 수 있는 상품만 파는 대형마트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틈날 때마다 “앞으로 대형마트는 생활을 제안하는 체험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올해 4월 문을 연 롯데마트 광교점(경기 수원)은 김 대표의 첫 번째 실험 무대였다. 이곳은 일반 매장과 달리 침구와 인테리어 제품을 실제 집처럼 꾸민 쇼룸 형태로 전시한다. 이달 초 문을 연 양덕점(경남 창원)에는 ‘홈인테리어’ ‘웰빙 건강식품’ 등 테마별로 나눈 특화 매장을 다수 배치했다.
롯데마트가 30일 선보이는 프리미엄 간편 가정식 제품인 ‘요리하다’에도 이런 김 대표의 의지가 들어 있다. 데우거나 끓이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기존 간편 가정식 제품과 달리 ‘요리하다’는 소비자가 조리에 참여해야 요리가 완성되는 제품을 주력으로 한다. ‘죽순고추잡채’의 경우 포장된 재료 및 소스에 더해 마늘 양파 버섯 등을 썰어 넣고 볶아야 완성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요리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지만 시간은 부족한 요즘 소비자들을 겨냥했다”며 “‘요리하다’는 대형마트가 단순히 고객에게 식품만 파는 게 아니라 식생활을 제안하는 회사로 변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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