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1분기에 집 사고 강남재건축 노려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일 03시 00분


[2016 새해 특집]전문가 10인이 본 부동산 전망

새해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의 변수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본격화되면 투자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시기인 만큼 수요가 많은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나 역세권의 소형 아파트가 유망하며 장기적으로 토지에도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난해 12월 31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부동산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올해 부동산시장 전망을 조사한 결과 실수요자라면 1분기(1∼3월)에 거래하는 게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출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고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대출받아 사는 게 낫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11월 3.04%로 5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섰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금리 인상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여기에다 주택담보대출을 까다롭게 만든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2월부터 수도권에 적용될 예정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미 서서히 오르고 있기 때문에 새해에 꼭 집을 사고 싶은 사람은 1분기에 사는 게 낫다”고 말했다.

내 집 마련이 급하지 않다면 올 하반기(7∼12월)나 내년에 매매 타이밍을 잡는 게 나을 수 있다. 깐깐해진 대출 규제로 집값이 조정될 조짐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월 마지막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 주간 변동률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0%였다. 서울은 전체적으로 변동이 없었지만 강동구(―0.15%) 강남구(―0.08%) 구로구(―0.07%) 동대문구(―0.05%) 등에서 매매가가 떨어졌다. 조현욱 현대건설 주택마케팅팀장은 “올 하반기부터 주택 공급량이 다 소화되지 못해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며 “실수요자들은 2017년 이후에 집을 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지난해처럼 전세 구하기는 계속 힘들고 전세금 상승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새해 전세금 상승률이 수도권은 5.5%, 지방은 2.5%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상승률(전망치)은 각각 7.0%, 3.0%였다.

아파트 분양가가 지난해처럼 오르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분양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분양가도 많이 올랐다. 이 때문에 미분양을 우려하는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9742채로 한 달 전보다 54%(1만7503채) 늘었다. 정부가 1993년 1월 관련 통계를 집계한 후 역대 최고 증가율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 실장은 “새해에는 건설사들이 공급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분양가를 소폭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서울 강남권 분양 단지는 인기가 높아 분양가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유자금이 있는 투자자들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괜찮은 투자처”라며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으면 청약경쟁률이 낮거나 향후 집값이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요가 많은 역세권 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여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 지점장은 “은퇴 후에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원하는 사람은 역세권 소형 아파트를 사서 월세를 놓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급격히 오르기는 힘들기 때문에 오피스텔, 상가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임대 수익률은 떨어질 수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피스텔 월 임대 수익률은 지난해 3월 말 5.78%에서 12월 말 5.67%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은퇴자의 투자 열기가 뜨거웠던 신도시 상가는 공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대출을 받아 투자한 분양형 호텔의 경우 대출 이자가 오르면 월세를 받아 이자를 내기 힘들어진다”며 “투자에 앞서 자기 자본, 운영 수익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 투자처로 토지도 주목할 만하다. 양 실장은 “일부 지역에서 그린벨트가 해제되고 서울∼세종 고속도로 등 개발 호재들이 있다”며 “불안한 주택시장에서 벗어나 토지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전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천호성 기자
#강남#재건축#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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