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五里霧中). 증시 전문가들이 내놓은 2016년 금융시장에 대한 전망을 요약한 말이다. 미국이 돈줄을 죄는 금리 인상 사이클에 진입한 반면 유럽, 일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하며 성장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이 제각각 생존의 길을 찾아 나서는 ‘각자도생’의 시대가 열리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분산’과 ‘리스크 관리’가 올해 재테크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채권보다 주식, 증시는 올해도 ‘박스피’
재테크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당분간 채권보다 주식 투자가 더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2차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시점까지 위험자산 선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고 폭도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다는 주장도 있다.
국내 증시는 올해도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중국 및 신흥국의 경기 회복, 국내 기업들의 체질 개선 등 대내외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사례를 볼 때 미국의 두 번째 금리 인상 후 주식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했다”며 “두 번째 금리 인상 이후가 주식 투자에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지난해 성장세를 주도했던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성장산업이 계속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바이오와 헬스케어는 모든 국가가 집중하는 산업”이라며 “고령화에 따라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주 중에는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신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의 선전이 예상된다.
○ 해외투자로 수익률 높이고, 리스크 줄여라
국내 경제가 부진한 만큼 해외투자로 눈을 돌릴 필요도 있다고 재테크 전문가들은 말한다. 해외투자의 비중을 늘려 수익률을 높이고 리스크는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팀장은 “국내 자산에 편중된 투자 채널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자지역은 신흥국보다 선진국을 많이 추천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이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갔다고 보고 금리 인상을 시작했고, 유럽과 일본은 기축통화를 바탕으로 양적완화를 지속하고 있어 신흥국보다 선진국의 경제 상황이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인도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신흥국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았다.
올해 도입되는 비과세 해외펀드도 해외투자의 매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해외주식이 60% 이상 편입된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에 투자하면 매매·평가차익과 환차익에 대해 최대 10년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박건엽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자산배분팀장은 “올해 투자의 화두는 절세”라며 “초저금리 시대에 비과세 혜택이 있는 해외주식형 펀드는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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