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을 통한 법률 상담이 활성화되면서 상속세를 아끼려고 자녀에게 미리 재산을 증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녀 중 한 사람에게만 과도하게 재산을 증여하면 법적 분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상속인 간의 공평한 재산 분배를 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인 유류분(遺留分)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상속인을 위해 법률상 유보된 상속재산을 의미하는 유류분은 상속 분쟁의 핵심으로 이와 관련된 문의가 매우 많다.
적법하게 세금을 내고 신고까지 마친 증여라도 과도한 증여가 있었다면 유류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유류분은 상속이 개시될 당시 돌아가신 분이 남긴 재산과 생전에 증여한 재산을 합한 뒤 돌아가신 분의 채무를 뺀 금액을 기초로 산정하기 때문이다. 이 금액에 ‘법정 상속분의 2분의 1’(자녀나 배우자)이나 ‘법정 상속분의 3분의 1’(부모나 형제자매)을 곱한 금액이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이 된다.
부동산을 증여받은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유류분 분쟁에서 부동산의 시가는 상속이 개시될 당시의 시가로 계산된다. 즉, 1980년에 증여받은 땅이라도 2015년에 돌아가셨다면 유류분은 2015년의 시가로 계산된다. 증여받은 부동산을 팔아버렸다면 어떻게 될까. 그래도 유류분 소송의 대상이 된다. 부동산을 팔아버려 그 재산 자체를 돌려줄 수 없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돈으로 반환해야 한다. 그리고 그 돈의 액수 역시 증여받을 당시의 가격이 아닌 상속이 개시될 때의 가격이 된다.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증여가 됐더라도 상속 개시 전 1년 동안 이루어진 증여라면 유류분 반환청구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복지법인에 증여한 지 1년 이내에 증여자가 사망하면 그 상속인은 유류분 청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제한적으로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류분 제도가 시행된 1979년 이전에 이뤄진 증여는 유류분 반환 대상이 아니다. 또 유류분은 통상 상속이 개시되고 나서 1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다. 그러나 생전 증여가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거나 상속이 발생한 사실을 몰랐다면 해당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유류분 청구를 할 수 있다.
분쟁을 피하려면 모든 자녀에게 최소한 유류분 정도의 재산을 나눠주는 것이 좋다. 또 기여분 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다. 기여분이란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했을 경우 이를 상속분 산정에서 고려하는 제도로, 이른바 ‘효도상속분’이라고도 한다.
기여분이 인정될 경우 유류분 금액이 줄어 결과적으로 가족 간의 법적 분쟁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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