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아파트 전세난에…” 서민들 빌라로 발길 돌려

  • 동아경제
  • 입력 2016년 1월 6일 08시 00분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빌라(다세대 등) 거래가 늘고 있다.

1%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집주인들은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게 돼 전세의 월세전환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누계기준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은 38.5%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8%포인트 증가했다. 결국 이런 현상은 전세 물량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서민들은 빌라로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단독·다가구는 2만4249건, 다세대·연립은 6만1283건이 거래됐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66.8%, 52.6% 증가한 규모로,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가 40.7% 늘어난 것과 비교할 때 상당한 수준이다.

강서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역 내 아파트 전세는 이미 씨가 말랐다”며 “빌라는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해 매매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고 전세 물량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서구 화곡동에서 아파트 전세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전셋집을 구했더라도 천정부지로 치솟은 전셋값 부담은 감당하기 쉽지 않다. ‘우장산아이파크e편한세상’ 전용면적 59.98㎡ 전셋값은 4억3000만 원대다. 반면 인근에 위치한 61㎡ 빌라는 1억8000만 원, 83㎡는 2억3000만 원 수준이다.

특히 신축빌라들은 그 동안 취약시설로 지적받던 엘리베이터나 주차시설, 보안시설을 갖추고 있는데다 다락방, 테라스 등 최근 주거 트렌드도 많이 반영됐다. 지난해 말 마포구의 한 신축빌라 입주한 김모 씨는 “아파트에 살다가 빌라로 이사를 왔지만, 크게 불편한 것은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빌라에 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최근 들어 리모델링과 신축빌라 인허가도 늘었다. 지난해 1~11월 서울 다세대주택 인허가는 27만5397건이 이뤄졌다. 12월분까지 더한다면 전년 21만2649건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이런 점을 오히려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빌라 인허가가 크게 증가해 향후 미분양 사태도 우려된다”며 “투자보다 실수요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아파트와 달리 개별적인 요소가 많은 만큼 시세파악이 어렵고 허위매물도 많다는 점, 낮은 환금성도 고려해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주택가.
서울의 한 주택가.
문정우 동아닷컴 기자 apt06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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