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산업 인수때 배임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6일 03시 00분


개혁연대, 1월 검찰 고발하기로… “자회사 동원해 주식 고가매입”
회사측 “법적 문제 전혀 없다”… 노조는 구조조정 반발해 농성

지난해 말 금호산업을 되찾고 올해 경영방침으로 ‘창업초심’을 외치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새해 벽두부터 ‘내우외환’에 빠졌다.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이 회사 구조조정 방침에 반발해 농성을 시작한 데 이어 시민단체는 박 회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경제개혁연대는 5일 “박 회장을 배임 혐의로 이달 중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박 회장이 세운 금호기업이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 지분을 주당 4만1213원에 인수했는데, 현재 주가인 1만3800원보다 3배가량 비싸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등 공익법인과 자회사들이 금호기업에 출자해 이처럼 높은 가격으로 금호산업 주식을 사들일 이유가 없다”며 “오직 박 회장의 사익에 따른 고가 매입이므로 주식 매입을 승인한 이사들은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는 “법적으로 전혀 문제없다”고 반박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등이 보유한 상환우선주는 정기예금 금리인 연 1.5%보다 높은 연 2%의 금리를 보장하고 있어 오히려 회사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아시아나항공의 승무원, 정비사, 일반직 등으로 구성된 전국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은 회사의 구조조정 방침에 반발해 3일부터 김포공항 아시아나 격납고 앞에서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노조는 “아시아나의 위기는 대우건설, 대한통운의 잘못된 인수경영에서 비롯됐다”며 “인수 전 부채비율 200%대의 견실한 재무구조가 인수 후 600∼700%, 차입금을 통한 금호산업 재인수가 결정된 지금은 900%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인위적 인력감축은 없다는 회사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며 “구조조정의 칼날은 노동자가 아닌 잘못된 경영을 한 경영진에게 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는 최근 4년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지며 부채 비율이 1000%에 가까워진 상황이다. 아시아나에서 벌어진 파업은 조종사 노조의 경우 2005년, 일반 노조는 2001년이 마지막이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금호#박삼구#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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