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문을 열 울산 남구 삼산동 현대리바트 스타일숍의 전경. 현대리바트 직영점 중 최대 규모인 이곳에서는 개점 기념으로 다음 달 초까지 주방소품, 침구류 등 생활용품을 30∼85%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연다. 현대리바트 제공
새해 들어 주요 가구업체들이 잇달아 영남지역에 직영 매장을 열거나 개점 계획을 내놓고 있다. 가구업체들의 새로운 전장(戰場)으로 영남지역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밖에 나가 돈을 쓰는 대신 집 꾸미기에 정성을 쏟는 트렌드가 구매력 높은 영남지역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가구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영남으로 몰리는 가구업체들
국내 가구시장 2위인 현대리바트(지난해 추정매출 7000억 원)는 7일 울산 남구 삼산동에 직영점인 리바트스타일숍을 연다고 5일 밝혔다. 이 회사의 10번째 직영 매장인 이곳은 총면적 3630m²로 지금까지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다. 총 7개 층으로 일반·프리미엄 가구, 주방 가구 및 생활용품 매장을 두루 갖춘 것이 특징이다.
엄익수 현대리바트 영업전략사업부 상무는 “삼산동 일대는 울산의 대표적 상업지역으로 유동인구가 많고 교통이 편리해 울산 전 지역과 주변 도시의 고객들까지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리바트는 올 하반기(7∼12월)에 한샘 매장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부산에도 직영점을 내고 본격적으로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가구시장 1위인 한샘(지난해 추정매출 1조6880억 원)도 울산에 있는 기존 대리점을 크게 확장하고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샘 관계자는 “기존 330m² 규모의 삼산동 대리점을 1652m²로 확장해 1월 말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샘은 삼산동 대리점을 생활용품, 가구 등을 파는 작은 규모의 플래그숍으로 꾸밀 예정이다.
국내 가구시장 3위(지난해 매출 3080억 원)로 성장한 스웨덴 가구회사 이케아도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의 경기 광명 매장 이외에 2020년까지 국내에 매장을 5개 늘린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특히 그중 한 매장을 영남 지방에 내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그곳이 부산 또는 울산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왜 영남지역인가
국내 가구업체들이 앞다퉈 울산, 부산 등 영남지역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수도권 못지않은 높은 구매력 때문이다. 2011년 문을 연 한샘 부산센텀시티점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1∼6월)에만 4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서울 잠실점(340억 원), 목동점(305억 원)을 제치고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로도 한샘 직영점 중 1위다.
그동안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직영점을 냈던 가구업체들이 지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전·월세 비중이 높아진 국내 부동산시장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국토교통부의 지난해 1∼11월 전·월세 통계에 따르면 부산은 201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전·월세 거래량이 4.4%(8만1536건), 울산은 1.1%(2만1003건), 대구는 6.4%(4만5986건) 증가했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전·월세 비중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이사하는 횟수가 많아지고 덩달아 가구를 구매하는 일도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추세에 따라 그동안 기업 간 거래(B2B) 비중이 높았던 현대리바트는 최근에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비중을 늘리고 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부산에 문을 열 직영점은 현대리바트 직영점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며 “프리미엄·유아동 가구 및 생활소품 부문에 집중해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리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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