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에 불어닥친 중국발 악재에 세계 경제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중국 증시의 폭락세는 5일 다소 진정됐지만 2016년 국내외 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꼽혔던 중국이 연초부터 흔들리면서 글로벌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공포감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금리인상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는 신흥국들에 ‘도미노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초부터 불거진 중국, 중동 리스크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출렁임이 커지면서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작년보다 강도 높은 ‘2차 차이나 쇼크’
지난해 6월 주식시장 붕괴로 촉발돼 석 달 넘게 이어진 ‘차이나 쇼크’는 세계 경제 곳곳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 새해 첫 거래일에 글로벌 시장을 강타한 중국의 증시 불안은 지난해보다 훨씬 강력해진 ‘2차 쇼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지난해 말 미국의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 뒤 세계 각국이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로 접어들면서 글로벌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몸살을 앓는 신흥국 경제는 중국발 악재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중국에 원자재를 많이 수출하는 신흥국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으로 경상수지 적자, 부채 급증, 통화가치 급락 등의 극심한 경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4일(현지 시간)에도 중국 증시가 폭락하자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장중 3% 넘게 급락하는 등 신흥국 외환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미국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7∼12월) 신흥국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6개월 연속 자금이 유출돼 총 46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이렇게 가뜩이나 취약한 신흥 시장에 중국발 리스크는 연쇄적인 파급 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대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경제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미국의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미국의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2009년 6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가 높아질 경우 올해 3월로 전망되는 미국의 두 번째 금리인상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일시적 쇼크” vs “충격 계속된다”
5일 장중 3%대 급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결국 0.26% 하락한 3,287.71로 장을 마쳤다. 중국 증시의 하락폭이 줄어들면서 전날 동반 급락했던 한국 코스피는 전날보다 11.77포인트(0.61%) 오른 1,930.53에 마감했다. 일본 증시 역시 0.42% 하락하는 데 그쳤다.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국 증시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경기 둔화, 위안화 약세 등 증시 급락세의 원인으로 꼽힌 요인들이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악재들인 만큼 추가 폭락의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책임연구원은 “8일 대주주 주식매각 제한 조치의 해제를 앞두고 일시적 수급 우려가 커지면서 새해 첫날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이 고비만 넘기면 이번 문제는 곧 해소될 수 있는 단기 악재”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조만간 중국 증시가 재차 폭락하는 등 충격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증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연초부터 꺾인 만큼 작은 돌발 변수에도 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악재가 발생했을 때 중국 정부가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전날처럼 개인들이 주식을 대거 내다팔면서 증시가 흔들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위안화 환율 등의 변수가 많아 1월 중에 상하이종합지수가 3,500 선을 회복할 가능성은 낮다”며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날)를 전후해 중국의 소비나 투자가 살아나는 것을 확인하고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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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6 10:39:59
금리 이상 끋나겠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