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차이나 쇼크’ 공포]
빨간불 수출, 2015년 7.9% 감소… 中의존도 높아 직격탄 우려
불안한 부채, 가계빚 1166조 사상최대… 금리인상땐 타격
안정적 외환, 보유액 3684억 달러… 외국인 순매도가 변수
새해 벽두에 터진 중국발 금융시장 쇼크를 계기로 한국 경제가 글로벌 악재에 견딜 만한 기초 체력을 갖추고 있는지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사상 최고 수준(Aa2)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대외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을 감안해 수출 감소나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등 글로벌 악재로 야기될 돌발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외환보유액·수출·부채, 위험성 상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대내적으로 경기 회복세가 아직 탄탄하지 않은 가운데, 작은 뉴스 하나에도 과민 반응하는 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한국 경제의 체력을 보여주는 3대 지표인 외환보유액, 수출, 가계부채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수출이다. 이미 지난해 수출액(5271억 달러)은 1년 전보다 7.9% 감소했다. 한국 수출의 4분의 1을 대중(對中) 수출에 의존하는 무역구조 특성상 중국의 위기는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경기 둔화로 자국 내 한계기업들이 디폴트(채무불이행)로 내몰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에는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가계부채는 1166조 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금리를 반영하는 변동금리식 대출 비중이 66.4%에 달할 정도로 대출 구조가 취약해 향후 금리 인상으로 빚을 갚기 어려운 ‘한계가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가계부채에 대해 “성장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 최후의 보루인 외환보유액 역시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684억 달러(약 438조 원)로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지난해 12월 2일 이후 2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나타내며 3조7043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는 등 외국인 자금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투자자금의 이탈 조짐이 가시화되면 한국 증시 및 채권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3% 성장 목표’ 연초부터 삐걱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대외 변수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연 3.1% 달성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둔화되면 한국 성장률은 0.21%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최근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 악재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은 추가로 0.6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여파로 한국 성장률이 최대 1%포인트 가까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와 금융당국은 긴급 점검에 나섰다. 최희남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5일 긴급회의를 열고 “중국 증시 급락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시장 다독이기에 나섰다. 한은도 금융·외환시장 점검회의를 소집해 해외 각국 사무소에서 현지 시장 동향을 보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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