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벤처기업들이 최근 골목상권 소상공인들과 공생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공간을 넘어 오프라인 현장을 개선하기 위해 먼저 소상공인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국내 1위 숙박정보기업 ‘야놀자’다. 야놀자는 국내 최초로 중소 숙박업주들을 위한 모텔 모델하우스를 설립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야놀자 신사옥 내에 한 개 층을 활용해 7개 객실 규모로 만들고 있다. 다음 달 중순경 완공될 예정인데 ‘좋은 숙박 연구소’라는 간판이 붙는다.
이 모델하우스는 2005년경 모텔 종업원으로 지냈던 이수진 야놀자 대표(38)의 숙원이었다. 국내 모텔은 현대화된 대형 호텔에 경쟁 상대가 되지 못했다. 모텔 경영자들도 숙박 관련 경영 노하우가 거의 없었다. 이 대표는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좋은 숙박 연구소가 완공되면 모텔 경영자들이 직접 둘러보고 인테리어나 시공 컨설팅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야놀자는 이미 낡은 모텔을 리모델링하거나 새로 지어 ‘호텔야자’, ‘모텔얌’ 등 자체 브랜드를 붙인 모텔을 전국 80여 곳에 세운 경험을 갖고 있다.
7개 객실에는 사물인터넷(IoT) 전문 부스도 설치된다. 최근 산업계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IoT를 중소 규모 숙박시설에도 접목시키는 것이다. 이 대표는 “10여 년간 숙박업주들의 목소리를 경청한 결과 오프라인에서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좋은 숙박 연구소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 중소형 숙박업소의 질적 향상을 돕기 위해 설립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오프라인 모텔의 업그레이드는 숙박정보 제공 기업인 야놀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윈윈 효과까지 노리고 있다.
총각네 야채가게와 국대떡볶이, 청년장사꾼은 모두 골목상권에서 시작해 국내 대표 요식업 성공 신화를 쓴 브랜드들이다.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 1위 ‘배달의민족’은 이처럼 성공 신화를 쓴 사장들이 직접 경영전략을 전수하는 소상공인 무료교육 프로그램 ‘배민아카데미’를 2014년 11월 시작했다.
배달의민족이 한 해 동안의 프로그램 성과를 분석한 결과 기본 과정과 고급 과정으로 이뤄진 전체 교육을 모두 수료한 경영자 82명의 주문량은 평균 1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회 이상 교육에 참가한 업소의 주문량도 40% 증가했다.
국내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소상공인 지원에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는 2014년 12월부터 자사(自社) 쇼핑 플랫폼인 쇼핑윈도에 지역 소상공인 입점을 지원하는 한편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 프로그램인 ‘모두’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쇼핑윈도를 통해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소상공인만 수십 명에 이른다.
제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카카오도 지난해 11월부터 제주감귤 유통 서비스인 ‘카카오파머 제주’를 통해 도내 감귤농를 지원하고 있다. 서비스 기간 동안 축적된 구매 이력, 구매 추천 등의 빅데이터를 소비자 분석 지표로 제공하는 한편 지역 감귤의 브랜딩 작업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카카오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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