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맞아 각국마다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반전을 시도하고 있지만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천연자원도 거의 없고, 저출산과 고령화의 덫에 걸려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특히 미래 한국 사회를 책임져야 할 청년들의 취업 선호도가 대부분 대기업과 공무원이라는 제한된 일자리에만 집중돼 있다. 그러다 보니 기초산업 분야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주를 이루게 되었고, 외국인 근로자들이 작업장에서 이탈할 경우 국가 산업 자체가 위기를 맞을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좋은 조건의 직장만을 찾는 게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수요를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수용할 수 없는 만큼 구직자들의 인식과 태도 변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일자리에 대한 인식 변화는 개개인의 노동환경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매력적인 환경 조성에 최우선적으로 매진해야 할 것이다. 그 방안 중 하나로 청년들이 유통업 창업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창업은 경기 부양, 잉여 인력과 실업 해소, 사회참여 욕구 강화 등 부정적인 경제 상황을 탈피할 수 있는 실효적인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유통업 창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고, 경기 순환에서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지역이나 특정 조건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유통구조 간소화와 물류 체계 개선 등이 추진되면 높은 수익을 창출할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
청년 창업을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과 함께 추진해 나간다면 시장 확보 여력도 키울 수 있다. 유통업 지원 정책은 경제에서 잠재 에너지도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방식에 합리성을 확보해야 한다. 지금까지처럼 단편적인 컨설팅을 제공한 뒤, 창업은 각자 알아서 하고 정부는 돈만 빌려주는 방식의 단순한 지원정책은 의미가 없다. 현재 시행 중인 창업교육을 보다 세분하여 유통업 분야 창업을 위한 전문적인 사전 정보와 지식을 충분하게 전달하고, 경영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마련해 급작스러운 창업으로 인한 실패를 최대한 줄여야 할 것이다. 또한 세제와 각종 금융부문의 지원 조건을 낮춰서 수익 창출에 직접 도움이 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예컨대 체크카드 수수료와 같은 불필요한 부대비용은 완전히 폐지하도록 유도하고, 일정 규모 이하의 신규 업체에 대해서는 조세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물론 이러한 지원은 자유경쟁을 지향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국가의 지나친 시장 개입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청년 창업 지원을 무한정 지속하자는 것이 아니라, 소규모 및 청년 창업자들에 대해서만 적용하자는 얘기다. 현재의 경제 상황이 특별한 처방을 하지 않으면 개선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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