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쇼 접수한 車… 기아, 자율주행 브랜드 첫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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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美 CES 현장]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CES)에서 자율주행차 로드맵을 공개한 기아차는 전시 부스에 미래형 운전석 ‘뉴 기아 아이’를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기아자동차 제공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CES)에서 자율주행차 로드맵을 공개한 기아차는 전시 부스에 미래형 운전석 ‘뉴 기아 아이’를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기아자동차 제공
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쇼 ‘가전전시회(CES)’의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 시간). 약 120석이 마련된 기아자동차 부스엔 250여 명이 몰렸다. 자리가 모자라 통로까지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섰다. 여기서 기아차는 자율주행차 기술을 통칭하는 브랜드 ‘드라이브 와이즈’를 발표하고 2030년 완전 자율주행차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기아차를 비롯해 다양한 자동차 업체들이 CES의 한자리를 당당히 차지했다.

6일 개막해 9일까지 열리는 CES에는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스마트카와 전기차 등 미래 자동차에 대한 비전을 앞세운 자동차 업체들의 참여가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올해 CES 참여 업체 3700여 곳 중 115곳 이상이 자동차 관련 업체다. 도요타,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완성차 업체 9곳도 참여했다. 한 외신은 CES의 C가 ‘Car’의 첫 글자를 딴 것이란 착각마저 든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실제 CES 기조연설자 8명 중 2명은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과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 최고경영자(CEO) 등 자동차 업계 수장이다. GM은 1회 충전 뒤 주행 가능 거리가 321km에 이르는 양산형 콘셉트카 ‘볼트 전기차’를 선보였다. 폴크스바겐은 9인승 미니버스를 기반으로 만든 전기 콘셉트카 ‘버디(BUDD-e)’를 선보였다. 디스 CEO는 “버디는 가전제품과 자동차를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한 최초의 차”라며 “이를 위해 LG전자와 협력했다”고 말했다. 양사는 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최성호 LG전자 클라우드센터장(전무)은 “폴크스바겐은 LG의 혁신을 공유할 최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고속도로 자율주행, 혼잡구간 주행 지원 등 자율주행 기술들을 탑재한 ‘쏘울 전기차(EV)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황승호 현대·기아차 부사장은 “2020년 부분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하고 2030년경 완전한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포드는 아마존의 음성명령 서비스 ‘에코’와 연동해 스마트홈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제공
포드는 아마존의 음성명령 서비스 ‘에코’와 연동해 스마트홈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제공
마크 필즈 포드 CEO는 자사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싱크’와 아마존 음성명령 소프트웨어 ‘에코’를 연동해 집에서 차의 시동을 걸거나 차에서 집 보일러를 켜는 등 차량 원격제어 및 스마트홈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또 포드는 자사 픽업트럭인 ‘F150’과 DJI의 드론을 연동해 차량과 드론 간 통신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BMW는 손짓만으로 차량 대부분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에어터치’ 기술을 탑재한 ‘i 비전 퓨처 인터랙션’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계기판에 내장된 센서가 손의 움직임을 인식한 뒤 디스플레이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정보를 나타내준다.

아우디는 2017년형 모델에 반도체 업체 퀄컴의 자동차용 프로세서 ‘스냅드래건 602A’를 탑재하기로 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터치 감응식 제어, 휴대전화 무선충전 등으로 디지털 기능을 극대화한 E클래스의 운전석을 전시했다.

시장조사 업체들은 잇달아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IHS는 2025년 세계 시장에서 자율주행차 연간 판매량이 23만 대, 2035년에는 118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2030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중 15%가 자율주행차일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의 전장화 추세가 급속화하면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ES에 들러 전시장을 둘러볼 계획이다. 2009년부터 현대·기아차는 격년으로 전시장을 운영해 올해 현대차는 부스를 차리지 않았다.

한편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반된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5일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안승권 LG전자 사장(CTO·최고기술책임자)은 지난해 10월 GM 쉐보레 ‘볼트 EV’에 핵심 부품과 시스템 11종을 공급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된 것과 폴크스바겐, 다임러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협업하고 있는 것을 예로 들며 “LG전자가 미래 자동차 부품사업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전장사업팀을 출범시킨 삼성전자는 CES에서 스마트카 관련 언급을 피했다.

강유현 yhkang@donga.com /

라스베이거스=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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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쇼#기아#자율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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