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6일(현지 시간) 개막한 가전전시회(CES)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가상현실(VR) 기기를 쓰고 4D 의자에 앉아 360도 입체영상을 체험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CES는 9일까지 열린다. 라스베이거스=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김지현 기자“꺅∼.”
6일(현지 시간) 개막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전시회(CES)에선 하루 종일 관람객들의 비명 소리가 이어졌다. 전시장 한복판에 마련된 삼성전자 가상현실(VR) 기기 ‘기어 VR’ 4차원(4D) 체험존에서 머리 위에 기어 VR를 쓴 30여 명의 관람객들이 에버랜드 인기 놀이기구인 우든코스터와 호러메이즈 등을 가상으로 타며 내지르는 소리였다. 이날 오전에만 기어 VR를 체험한 관람객은 1만 명이 넘었다.
○ VR 기기, 드론, 스마트 의류 등 눈길
VR는 5년 뒤 글로벌 보급 대수가 38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CES에서 처음으로 VR 전용 전시장이 문을 연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 외에도 소니, 오큘러스, HTC 등 48개 업체가 신제품을 내놨다. 소니는 VR 기기를 머리에 쓴 채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코너를 부스에 마련했다. 최근 페이스북에 인수된 오큘러스는 헤드셋형 신제품을 선보였다.
무인비행체인 드론 전시장에도 27개 업체가 참여해 100개가 넘는 새로운 제품을 공개했다. 단순 장난감 수준부터 음성을 인식하는 차세대 기술을 적용한 산업용 드론들이 크기별로 전시됐다.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조연설 무대에서 충돌방지 기능과 자동추적 기능을 갖춘 드론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4K(풀HD보다 4배 뛰어난 화질) 카메라를 탑재해 나무 등 장애물에 부딪치지 않고 피해 가도록 한 것이 장점이다. 특히 사물을 따라가면서 촬영하는 추종 촬영 모드도 이용할 수 있어 화제가 됐다.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은 또 하나의 아이템은 스마트 의류였다. 올해 CES에 처음 참가한 삼성물산 부스는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태양광 패널이 달려 있어 4시간이면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는 ‘솔백(Sol bag)’과 근거리무선통신(NFC) 단추가 달린 스마트 슈트 및 스마트 벨트 등이 특히 인기였다. 스마트 브래지어와 자동으로 끈을 묶어주는 셀프 레이싱 슈즈 등 스타트업들의 기발한 스마트 의류들도 이목을 끌었다.
○ 사물인터넷(IoT)도 주목
‘인지적 비즈니스’를 주제로 한 지니 로메티 IBM 회장의 기조연설도 달라진 CES의 모습을 반영했다. IBM CEO가 CES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메티 회장은 “세계의 많은 기업들이 이미 디지털화됐지만 디지털은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기반일 뿐”이라며 “거대한 IoT 시장에서 특별한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인지적 컴퓨팅’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이날 대표적인 글로벌 IoT 표준인 ‘원(one)M2M’과 오픈인터커넥트컨소시엄(OIC)의 연동을 세계 최초로 시연해 주목을 받았다. 통신사들이 주로 도입해 온 원M2M과 제조사들이 강점을 가진 OIC를 연동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시연에는 SK텔레콤과 삼성전자, 전자부품연구원(KETI), 아트멜, 액스톤 등 5개사가 참여했다.
○ 중국 가전업체들의 부상
중국 가전업체들은 4K TV를 선보이며 약진하는 모습이었다. TCL은 퀀텀닷을 입힌 4K TV 시리즈를 올해 처음 선보였다. 하이센스도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HDR)’ 기능을 갖춘 4K TV H10을 선보였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발표된 중국 몇몇 업체들의 신제품은 쉽게 넘어갈 수준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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