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만에 ‘2차 차이나 쇼크’가 닥쳤다. 어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7% 이상 폭락하자 중국 정부는 두 차례 서킷브레이커(주가가 폭락할 때 거래를 일시 정지시키는 것)를 발동시켜 개장 29분 만에 조기 폐장했다. 그제 북한의 4차 핵실험에도 비교적 차분했던 한국의 코스피는 중국의 ‘검은 목요일’ 쇼크로 1,910 선이 무너졌고 달러당 원화 환율은 1200원대로 상승(원화가치 약세)했다.
중국 증시의 폭락 원인은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절하(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상승)시켰기 때문이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기 악화를 보여주는 지표가 잇달아 발표되자 사실상 중국 정부가 어제까지 8일 연속 환율에 개입했다. 이 때문에 경기 둔화가 생각보다 심각한 모양이라는 비관론이 퍼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주식 투매에 나서 주가는 급락했다.
중국 당국은 작년 6∼8월 ‘1차 차이나 쇼크’ 때도 증시가 폭락할 때마다 초강력 증시부양책을 내놓아 시장을 왜곡시키는 ‘금융 공산주의’의 한계를 드러낸 바 있다. 이번에도 위안화의 급격한 약세에 런민은행이 개입했지만 결과는 더 급격한 하락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에선 “유례없는 중국 주식 매도세에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에서부터 당국의 시장통제 능력까지 모든 것을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새해 벽두부터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에 증시 폭락, 정부의 인위적 개입과 실패가 반복되면서 중국 경제가 자생력을 잃고 경착륙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위안화 약세가 계속되면 원화도 약세 흐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중국 경제에 의존적인 국내 수출구조와 제조업 내 한중 경쟁관계 때문이다. 원화 약세가 계속되면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 증시 폭락에 중동·북한발(發) 국제정세 불안, 국제유가 급락 같은 ‘삼각파도’가 몰아닥친 상황이다.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과 함께 구조개혁과 산업재편, 규제혁파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과 가계는 생산과 소비,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힘을 보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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