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전무, 태양광 사업서 두각… 조현준 사장은 영업익 1조 클럽 일궈
신속한 의사결정-경영 능력 인정받아
국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는 대기업 오너가(家) 3세(일부 기업은 4세)들이 늘어나고 있다. 재계에서는 어려운 때일수록 신속한 의사 결정 등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33·영업실장)는 태양광 사업을 통해 가장 드라마틱한 반전을 이뤄냈다. 태양광 사업은 김 회장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그룹의 신수종 사업. 한화그룹은 지난해 2월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합병해 셀 생산규모 기준 세계 1위인 통합 한화큐셀을 출범시키면서 흩어져 있던 글로벌 생산기지도 통합했다. 2011년 이후 적자를 면치 못했던 한화큐셀은 지난해 2분기(4∼6월) 첫 영업이익(11억 원)을 내더니 3분기(7∼9월)에는 흑자 규모를 466억 원으로 늘렸다. 여기서 핵심 역할을 해낸 인물이 2012년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으로 태양광 사업에 발을 들인 김 전무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48·섬유PG 및 정보통신PG장)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효성이 지난해 ‘영업이익 1조 원 클럽’에 가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스판덱스 브랜드인 ‘크레오라’ 등 세계 1위 제품이 실적 확대의 원동력이었다. ㈜효성 전략본부장도 함께 맡고 있는 조 사장은 그룹의 미래를 정보기술(IT)에서 찾고 있다. 텔레마케팅 업체로 2001년 효성에 인수된 효성ITX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등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배경이다.
사상 최악의 위기에 빠진 현대중공업도 오너가 3세를 구원투수로 투입했다. 정몽준 최대주주의 장남 정기선 전무(34·기획재무 총괄부문장 겸 조선해양영업 총괄부문장)다. 2013년 부장으로 입사한 정 전무는 2014년 상무, 지난해 전무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고 있다. 회사가 2013년 4분기(10∼12월)부터 2015년 3분기(7∼9월)까지 8분기 연속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지만 정 전무는 인상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정 전무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을 때도 양해각서(MOU)에 직접 서명하기도 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46)은 지난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제주 신라호텔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 주목을 받았다. 이 사장은 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시내 면세점 사업권까지 따내 경영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44)도 그동안 패션사업에서 보여준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인사에서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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