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또 5% 폭락… 亞금융시장 와르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2일 03시 00분


中 물가지표 부진에 투매 악순환
상하이증시 3000선도 위태… 위안화-원화 가치 동반하락
국내 거주자 위안화 이탈 심화… 예금잔액 25개월만에 최저치

원-달러 환율 1209원 마감 중국 금융시장 불안의 여파로 11일 국내 금융시장도 크게 요동쳤다. 서울 중구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원-달러 환율 1209원 마감 중국 금융시장 불안의 여파로 11일 국내 금융시장도 크게 요동쳤다. 서울 중구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넉 달여 만에 3,100 선 밑으로 떨어진 충격으로 아시아 금융시장이 다시 흔들렸다. 국내 증시도 넉 달여 만에 1,900 선이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은 5년 6개월 만에 최고치인 1210원 선에 육박했다. 홍콩에서는 위안화 예금 인출이 한꺼번에 몰려 은행 간 하루짜리 위안화 대출금리가 9%포인트 넘게 급등하는 혼란이 벌어졌다. 중국 경기 부진과 당국의 정책 대응 능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불신이 고조되면서 ‘차이나 쇼크’의 여진이 세계 금융시장을 지속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3,000 선도 위태

11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8일)보다 169.71포인트(5.33%) 떨어진 3,016.70으로 마감했다. 상하이지수가 3,100 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 29일(3,038.14) 이후 처음이다. 이날 선전종합지수도 130.62포인트(6.60%) 폭락한 1,848.10에 거래를 마쳤다. 홍콩항셍지수는 2013년 6월 이후 처음으로 20,000 선이 무너졌고, 대만 자취안지수는 전 거래일(8일)보다 1.34% 하락했다.

이날 중국 증시는 개장 때부터 부진한 물가 지표의 영향을 받았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1.4% 오르는 데 그쳐 6년 만에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5.9% 떨어져 4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오후 “부양책을 펴지 않을 것”이라는 리커창 중국 총리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투자심리는 더 얼어붙었다. 중국 정부가 시장을 떠받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실망감과 의구심으로 바뀌자 증시의 낙폭이 커졌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 성장 둔화는 이미 알려진 악재였다. 문제는 중국 정부의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의 시장 대응이 단기적인 지수 하락 방어에만 치우친 것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직격탄 맞은 코스피…1,900 선 붕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8일)보다 22.78포인트(1.19%) 급락한 1,894.84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9월 8일(1,878.68)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다. 외국인투자가는 26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 4181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난해 11월 30일(5382억 원) 이후 가장 큰 금액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중국에서 시작된 불안감이 글로벌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긴 호흡으로 보수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5년 반 만에 장중 1210원 선을 돌파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7원 급등(원화 가치는 하락)한 1209.8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0년 7월 19일(1215.6원) 이후 약 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1211.5원까지 급등했다가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15% 내린(위안화 가치 상승) 달러당 6.6526위안에 고시하자 상승폭을 다소 줄였다. 외환 전문가들은 미국 고용지표가 개선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데다 지난주까지 이어진 위안화 가치 절하의 영향으로 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한 것으로 풀이했다. 위안화 가치를 꾸준히 떨어뜨렸던 런민은행이 최근 2거래일 연속 위안화 가치 절상에 나섰지만 앞으로도 위안화 절하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대중 수출 감소와 위안화 절하 기조 등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으로 외국인투자가들이 증시에서 추가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홍콩에서는 위안화 가치가 소폭 오르자 위안화 예금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홍콩 은행 간 하루짜리 위안화 대출 금리가 9.39%포인트 오른 13.4%로 급등했다. 국내 거주자가 보유한 위안화 예금 잔액도 25개월 만에 최저치로 쪼그라들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위안화 예금 잔액은 46억8000만 달러로 2013년 11월 말(41억7000만 달러) 이후 가장 적었다.

한정연 pressA@donga.com·정임수 기자
#상하이증시#물가지표#위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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