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기아자동차 K시리즈의 포문을 열었던 ‘K7’이 풀체인지(완전 변경) 모델을 7년 만에 다시 선보였다. K7은 당시 기아차 사장이던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006년 디자인경영을 선포하며 영입한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 사장이 깊이 관여한 첫 번째 차이기도 했다.
기아차가 경기 화성시 남양읍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11일 공개한 ‘올 뉴 K7’은 효율성과 역동성이 무기다. 3.3L 가솔린 모델 기준 연료소비효율(연비)은 L당 9.7km(19인치 타이어 기준)다. 복합연비를 사용하기 이전인 구연비를 기준으로 하면 L당 10.2km로 1세대(L당 10.0km)보다 소폭 상승했다.
기아차는 “현대·기아차가 완성차 업체 최초로 개발한 8단 전륜 자동변속기가 그 비밀”이라고 밝혔다. 기존 6단 변속기보다 기어비가 34% 확장됐지만 무게는 3.5kg 감소했다. 일본 아이신(8단 전륜), 독일 ZF(9단 전륜) 변속기보다 동력전달효율이 2∼3% 우수하다. 임기빈 변속기개발실장(이사대우)은 “기어비가 확장돼 전단 영역에서는 가속 성능이 향상됐고, 고단 영역에서는 연비가 개선되고 주행감이 정숙해졌다”며 “향후 중대형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확대해 탑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관과 음향은 역동성을 강조했다. 라디에이터 그릴 모양을 기존 메시 그릴 형태에서 짐승의 이빨을 연상시키는 세로 모양으로 바꿨다. 헤드램프는 알파벳 ‘Z’ 모양으로 만들어 강인한 인상을 줬다. 스피커는 미국 크렐 제품을 썼다. 한미수 현대·기아차 책임연구원은 “1세대 K7에 장착한 JBL 시스템은 깊은 음색을, 크렐은 역동적인 음색을 낸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2.4L 가솔린 모델은 3080만∼3110만 원 △2.2L 디젤은 3360만∼3390만 원 △3.3L 가솔린은 3480만∼3940만 원 △3.0 LPi는 2640만∼3110만 원이다.
기아차는 개발 과정에서 미국 시장을 겨냥해 도요타 ‘아발론’과 렉서스 ‘ES300’을 경쟁상대로 뒀다. 국내에서는 현대차 ‘그랜저’와 한국GM ‘임팔라’, 르노삼성자동차 ‘SM7’ 등과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시장 양극화와 수입차 공세로 지난해 1∼11월 국내 5대 완성차 업체의 중대형차 판매량(SUV 제외)은 11만185대로, 2014년 1∼11월(11만1820대)보다 소폭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인기몰이를 한 임팔라에 이어 이달 K7이 출시되고, 3월 르노삼성차의 신형 중형·준대형 세단 ‘탈리스만’(유럽명), 12월 현대차 ‘그랜저’ 풀체인지 모델까지 나오면 올해와 내년 준대형차 시장에 다시 불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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