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자들이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여기는 명제 가운데 하나다. 올해엔 이 말의 무게가 남다를 것 같다.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진 탓에 투자수요보다는 실수요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어서다. 통근 여건과 생활 편의성을 따져야 하는 실수요자들이 서울 등 대도시로의 접근성을 최우선 조건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올해엔 제2영동고속도로, 수서발 고속철도(KTX), 지하철 신분당선 연장선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두 올해 수도권에서 새로 개통될 주요 교통시설로, 서울 접근성이 떨어져 주택시장의 ‘변방’으로 꼽히던 수도권 외곽에 들어선다. 이런 시설 주변지역 부동산시장은 앞으로 큰 변화가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는 교통로 개통의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곳이다. 그동안 지하철역이 없었던 수지구 상현·성복·풍덕천동 등은 한동안 ‘미분양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아파트 분양시장이 부진했다. 하지만 지하철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을 1년여 앞둔 지난해부터 서울과 분당신도시(경기 성남시)의 세입자들이 대거 이 지역으로 몰렸다. 지난해 수지구와 광교신도시(수원시 영통구)에서 분양한 14개 아파트는 모두 2순위 내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1순위 평균 경쟁률도 16.6 대 1로 경기도 평균(4.1 대 1)을 웃돌았다.
건설사들은 올해도 신설 교통로 주변에서 새 아파트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우선 다음 달에 수서발 KTX 수혜 지역인 경기 평택시 용죽지구에서 현대산업개발이 짓는 ‘비전 아이파크 평택’이 분양된다. 지하 1층∼지상 27층 7개 동에 전용면적 75∼103m² 아파트 585채가 들어설 계획이다. 6월 KTX 지제역이 단지 주변에서 개통될 예정이어서 교통 여건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역을 이용하면 서울 강남구까지 20분이면 닿는다.
올해 인천지하철 2호선이 개통될 인천 서구 가좌동에서는 두산건설이 ‘인천가좌 두산위브’를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7층 16개 동에 전용 51∼84m² 1757채 규모다. 현재는 이곳 반경 2km 이내에 지하철역이 없지만, 7월 인천지하철 2호선 가재울역이 개통되면 도보 약 7분 거리여서 인천시내로 오가기가 쉬워진다.
지방에서는 롯데건설이 이달 강원 원주시 원주기업도시 9블록에서 분양할 ‘원주 롯데캐슬 더 퍼스트 2차’가 눈길을 끈다. 이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30층 10개 동에 전용면적 59∼84m² 1116채가 들어서는 대규모 단지를 자랑한다. 규모가 커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질 것으로 기대된다. 11월 개통될 제2영동고속도로 월송 나들목(IC)이 가깝다. 이 도로를 이용하면 원주에서 서울 강남구까지 1시간이면 올 수 있다. 인천∼강릉 KTX 서원주역도 내년에 개통될 예정이어서 교통 여건은 더욱 좋아진다는 게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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